이태원 일대 할로윈 기간 10만명 운집

방역 통제 밖 주한미군 대거 참여

놀이공원 대형행사 "대기업부터 자제"

할로윈데이가 코로나19 방역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국의 노력·시민 참여·소상공인 희생에 힘입어 확진자 규모가 두세자리에 머물고 있지만 수만명 인파가 운집하는 할로윈 축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할로윈축제가 가장 크게 진행되는 곳은 '이태원'이다. 클럽발 확산으로 대규모 감염을 낳았던 이태원을 중심으로 전국의 할로윈 축제 현장이 겨울 대유행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방역당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할로윈 축제에 긴장하고 있다. 25일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특화거리 일대에 할로윈 축제를 알리는 홍보물과 기념장식이 가득하다. 사진 용산구 제공


할로윈 축제는 10월 마지막 날인 할로윈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벌어지는 행사다. 글로벌 물결, 해외 유학·체류 인구 급증 등에 힘입어 국내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날을 기념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 할로윈데이 중심은 단연 이태원이다. 매년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이태원 일대 클럽에 모여 파티와 각자 준비한 복장을 갖추고 일대 거리를 행진한다. 용산구 해밀턴 호텔 뒷편 세계음식거리가 이태원 할로윈 파티중심부다. 이태원 소방서 뒤 클럽 밀집거리는 해밀턴 호텔 뒤편과 함께 이태원 할로윈 파티의 양대 축을 이룬다.

할로윈데이는 지역에도 폭넓게 확산돼 있다.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서울 행사와 달리 지자체들이 축제 준비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경남 진주시에서도 진주중앙시장 2층 비단길청년몰 주최로 할로윈데이 축제가 열린다.

기업들은 할로윈데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롯데월드(호러 할로윈), 롯데월드타워(미스터리 할로윈), 삼성 에버랜드(해피 할로윈&블러드시티)가 대표적이다.

할로윈 축제 파급력은 축제장에 머물지 않는다. 게임업계는 할로윈데이를 맞아 각종 온라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PC방에 벌써부터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다.

할로윈축제가 성행하는 서울 자치구들은 비상이다. 서울에서 할로윈 파티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은 이태원이 있는 용산구, 강남구(청담동 일대), 홍대·연남동 일대가 위치한 마포구, 건대 인근을 포함한 광진구 등 4개 자치구다.

서울시는 강도 높은 비상 점검에 돌입했다. 지난 주말 이태원과 홍대, 강남 일대 클럽 165곳을 방문, 핵심 방역수칙을 어긴 25곳을 적발했고 이들 업소에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방역당국도 할로윈데이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대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며 "핵심방역수칙을 단 한번이라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업소에 대해 집합금지나 고발조치 등 강력 대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서울 뿐 아니라 인천과 부산 등 주요 유흥시설에 대한 집중 점검에도 나설 계획이다.

감염 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대기업과 지자체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역 할로윈 축제는 대부분 지자체 협조로 이뤄진다. 특히 롯데월드 삼성 에버랜드는 대형 이벤트로 많은 인파가 운집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방역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하루 수만명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가을대유행이 현실화됐지만 우리나라는 시민들 희생과 협조로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기업·공공 등이 선제적으로 올해 행사를 취소하는 등 감염 확산 방지에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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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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