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주서 환자증가

"곧 하루 10만명대"

이틀 연속 8만명대

미국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환자가 8만명대로 올라서면서 코로나가 급격히 재확산하는 국면에 다시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달 뒤쯤에는 이 숫자가 10만명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5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위험한 급변점(tipping point)에 도달해있다"며 "미국은 급격한 코로나19 상승 곡선에 (다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사상 최대치인 8만3757명을 기록했고, 24일에도 8만3718명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종전 최다 기록인 7월 16일 7만7362명보다 6000가량 많은 수치다.

고틀립 전 국장은 "연방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몇 가지 강력한 조처를 할 기회가 있다"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코로나 확산은 가속도가 붙으면서 더욱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지난 23일 밤 CNN에 출연해 "(코로나19) 환자 수에서 쉽게 여섯 자리 숫자에 도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통상 신규 환자가 발생한 뒤 2∼3주의 시차를 두고 사망자도 증가한다는 점을 들며 "앞으로 3∼4주 뒤면 사망자도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25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처럼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개발에 정책적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틀립 전 국장은 백신 개발에 우선순위를 둔 정책은 가을과 겨울의 3차 재유행 사태를 억제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모임 금지 등 코로나봉쇄 정책을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핼러윈 데이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을 앞두고 실내 모임과 가족 행사가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 전염병 학회장인 바버라 알렉산더 듀크 의과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코로나바이러스는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며 "경계심을 풀고 연말 연휴 시즌을 즐겨야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지난 일주일 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전주와 비교해 증가한 주는 모두 35개 주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하이오와 일리노이, 알래스카,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 6개 주에서는 지난 25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환자 급증에 따른 입원 시설 부족 현상에 대비했다.

텍사스주 정부는 엘패소에서 코로나 환자가 크게 늘면서 군 당국에 군사 병원 사용을 요청했고, 최근 일주일 사이에 확진 사례가 급증한 하와이주는 입원 병상 확보를 위해 중증 환자를 육지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코로나 입원 환자는 4만1000명으로 지난달보다 40% 늘었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김상범 기자 ·연합뉴스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