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23명 신규 확진

일상감염·전국화 양상

"단계격상 논의 불가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200명대를 보이면서 서울 등 일부지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없지만 크고 작은 감염사례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겨울철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3명(국내 193, 해외 30)이다. 전날 국내 신규 확진자 수 208명과 14일 205명에 이어 사흘째 200명대를 기록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 193명 가운데 128명이 수도권이다. 서울 79명, 경기 39명, 인천 10명이다. 강원 20명, 경북 13명, 전남 10명, 광주·경남 각 4명, 충북 3명, 대전 2명, 세종·전북·제주에서 각 1명씩 발생했다. 정부가 확산세가 가파른 수도권과 강원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가능성을 경고하는 '예비 경보'까지 발령했지만 당분간 확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일 확진자 수가 고점을 찍고 있는 서울시는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서울에선 기존 확진자와 접촉으로 인한 추가 감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데이케어센터, 요양병원 같은 감염 취약시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나 거동 불편 등을 겪는 취약시설 입소자들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집으로 격리해도 근접 돌봄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들을 무작정 집에서 자가격리할 게 아니라 전문 돌봄인력을 갖춘 시설을 마련해 집단적으로 관리·치료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환자 수 증가에 따라 제한적으로 운영하던 생활치료센터를 확대, 가동한다. 이번주 내로 2곳이 재개원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선 고양에서만 17명이 추가 확진됐다. 백화점·가정·직장 등을 통한 전파다. 포천에선 중학교 교사·직원이 확진돼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중이고, 성남시의료원에선 전날 확진된 간호사에 이어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보조사원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경기도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1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40.6명으로 직전 1주(33명)보다 7.6명 증가했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22%나 돼 불안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조정이 예상된다. 바뀐 거리두기 기준은 지역별 상황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 상향 또는 하향이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 환자발생 양상을 보면 관리범위 내에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기존 환자 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추적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현 추세라면 이번주 내 단계 격상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을 벗어나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와 충청, 호남권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강원 철원군에선 15일 김장을 같이한 마을주민 7명을 비롯해 확진자 13명이 나왔다. 지난 12일 3명을 시작으로 14일 8명, 이날 13명 등 나흘간 확진자가 폭증했다. 감염 경로는 교감 연수 참가자의 부부 동반 모임, 장애인요양원 간병인 등을 매개로 한 지역사회 n차 감염이다. 충남 서산 군부대(9명), 충남 아산의 한 직장(49명) 등 충청권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전남의 경우 최대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의사·간호사·환자 등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 13일 신경외과 의사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6일 오전 8시 현재 의사 4명·간호사 2명·환자 2명·보호자 1명 등 모두 9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최근 1주일간 광주·전남지역 확진자는 100명(광주 35명, 전남 51명)에 육박한다. 이에 광주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 1단계를 유지하되 고위험시설 관리와 방역수칙은 1.5단계로 강화했다. 전남지역은 순천·여수·광양 등 전남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해 1.5단계로 상향한 상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의료인과 병원 종사자들은 업무의 특성을 감안해 다중이 모이는 시설과 모임·행사 참석을 자제해 달라"며 "앞으로 전남대병원을 비롯한 지역감염 상황이 악화되면 즉시 1.5단계로 격상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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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이제형 홍범택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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