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집단감염 없이 확진율 2% 넘어

소규모 감염까지 … 환자 수 연쇄 증가

전국 300명 돌파, 격리·치료시설 재가동

코로나19 겨울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율이 상승하고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검사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집단감염 없이 확진율이 증가한 것은 특정 집단이나 지역이 아닌 일상 곳곳에 감염이 확산됐음을 의미한다"며 "언제, 어디서든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서울시 확진율은 지난 15일 2.5%를 찍었다. 국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높은 확진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11월 이전 서울시 확진율은 1% 미만이었다. 11월 들어서도 0.9(2일), 1.0(3일), 0.8(5일) 등 1% 안팎을 오갔다. 하지만 8일 2.0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1.5 수준을 유지하다 15일 2.5로 정점을 찍었고 16일에도 2.1로 2%대를 유지했다.


감염 확산 우려로 검사자 수도 늘어났다. 서울시 검사자 수는 특별한 집단감염 사례가 없는 한 평일 3000~4000건, 주말 2000~2500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무증상 감염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검사 신청이 늘었다. 최대 5000명을 넘지 않던 일일 검사자 수가 11월 중순 들어 두차례나 6000명을 상회했다.

검사자 수 증가는 표면적으론 긍정적이다. 숨어있는 감염을 찾아 양성자를 분류, 격리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선제 방역 조치가 가능해진다. 반면 검사자 수와 동반 상승한 확진률은 환자 수 대거 상승을 견인한다. 서울시 확진자 수가 11월 2일 22명에서 16일 90명, 17일 92명까지 대폭 증가한 현상과 닿아있다.

서울과 경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는 19일 0시부터 1.5단계로 격상되는 가운데 17일 서울시내 한 카페에 좌석 간 거리두기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확진자 증가로 방역당국의 병실 대응도 분주해졌다. 환자가 늘면 병상 뿐 아니라 밀접접촉자를 격리하기 위한 임시생활시설, 경증·무증상 환자를 분리·치료할 생활치료센터 수요도 함께 급증한다. 확진자와 접촉자자 많이 발견될수록 이들의 격리에 필요한 시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자가격리자를 수용하는 임시생활시설은 민간호텔을 지정해 활용한다. 시는 4개 호텔 738실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해외입국자 382명, 국내 접촉자 49명 등 431명이 입소(입실률 56.4%)해 있다.

환자 수 감소로 운영을 중단했던 생활치료센터도 서둘러 재가동한다. 각각 212실, 173실을 갖춘 삼성물산연수원, 서울소방학교가 19일 다시 문을 연다. 환자 상황에 따라 23일엔 SK아카데미도 재개장할 예정이다.

현재 벌어지는 일상 감염 출발을 8.15광화문집회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이태원발 집단 감염 이후 잠잠하던 확산 추세가 급격히 증가하고 전국으로 이를 전파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핼러윈 축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당국 추정이다. 11월 들어 감염 유행을 이끄는 것은 젊은층이다. 서울은 젊은 자녀가 가족이나 지인 중 어르신들에 감염을 옮기는 경우가 많고 지방은 젊은층 환자 자체가 많다.

한편 서울 확산세 영향 등으로 인해 17일 0시 기준 전국 환자는 313명을 기록했다. 광화문 집회로 환자가 급증한 8월 말 이후 300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국내 신규 확진자 245명 가운데 181명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서울 91명, 경기 81명, 인천 9명 등이다. 지방 환자도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남 15명, 경북 12명, 광주·경남 각 9명, 충남 6명, 부산·강원 각 5명, 대구 2명, 대전 1명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전국적 대규모 재확산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는 위기 상황"이라며 "누구도 언제 어디서도 감염될 수 있는 감염 위험 일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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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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