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책임자 "백신 정치화는 불행" … 11월 들어서만 300만명 확진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급증하고 있는 미국에서 내년 5월께 집단면역이 달성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가 내년 5월께 미국에서 '집단 면역'이 달성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시 유니온스퀘어에서 열린 '뉴욕 봉쇄 반대' 시위에서 한 시위참여 여성이 백신접종을 받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뉴욕은 코로나 감염 급증으로 도시 전역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몬세프 슬라위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는 22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에 따르면 (내년)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개발 대표를 지낸 슬라위의 이 같은 전망은 12월부터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시간표에 따른 것이다.

슬라위는 우선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이르면 다음달 11일부터 미국인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다음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슬라위는 "승인으로부터 24시간 내에 백신을 접종 장소로 실어 나르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면서 "그래서 승인 다음날인 12월 11일이나 12일에 첫 번째 사람들이 미국 전역에서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12월에는 최대 2000만명이, 이후에는 매달 3000만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슬라위는 밝혔다.

다만 정치적,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미국인들이 집단면역달성 구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 9월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미국인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슬라위는 "백신 절차가 정치화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전까지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행법상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백신 관련 내용을 보고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이양을 공식화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집단면역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과는 별개로 미국내 코로나19 추세는 갈수록 악화일로다.

22일 CNN방송에 따르면 11월에만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 자료에 따른 것이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11월 미국 확진자는 300만2000여명에 달했다. 이는 불과 22일 만에 3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자칫하면 11월 말에는 한 달 확진자가 400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별 미국 확진자 규모를 보면 3월에는 19만명, 4∼6월에는 70만∼80만명이었다.

그러다가 7월에 190만명으로 폭증하고, 8월과 9월에도 각각 140만명과 120만명 수준이 유지됐다. 하지만 10월에 다시 190만명으로 늘어나더니 11월에 대폭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확진자는 1200만명 수준으로 4분의 1에 달하는 확진자가 11월 한 달에 쏟아진 셈이다.

11월 미국 사망자는 2만5000명 수준으로 25만명을 넘은 전체 사망자의 9.7%에 해당한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다가올 추수감사절이다. 미국 최대 명절이나 다름없는 추수감사절(26일)을 앞두고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 한데 모여 추수감사절 연휴를 즐기는 풍습은 폭발적인 확진 사례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추수감사절 기간 여행과 외출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미 의사협회도 메모리얼데이와 독립기념일 등을 고비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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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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