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 경로 파악 힘들어

"1000명대 갈 수도" 우려

지난 3월 이후 8개월만에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 등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정에도 확산세가 거침이 없다. 3차 유행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전문가들은 1000명대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83명이다. 지난 3월 6일 518명을 기록한 지 8개월만에 500명을 넘어섰다. 전날(382명)보다 201명이 늘었다. 지역발생은 553명이고 해외유입은 30명이다.

선별진료소 앞 길게 늘어선 줄 | 최근 노량진 학원 집단감염 등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25일 동작구청 주차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일상을 파고드는 중소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감염고리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26일 오전 서울시에 따르면 25일 하루에만 213명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의 절반 가까운 숫자다. 교회 사우나 등에서 환자 발생이 지속되면서 관련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환자 발생 상황 중 특이한 것은 사우나발 집단감염이다. 서초구 사우나 두 곳에서 관련 확진자가 각각 71명, 39명까지 급증했다. 두곳의 공통점은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대단지 아파트 내에 위치한 입주민 전용시설이란 점이다. 요양원 요양병원 등 방역상 취약시설 외에 새로 만든 시설들에 대한 방역 필요성도 커진 것이다. 강서구 에어로빅 학원을 거점으로 한 감염도 23일 이후 사흘간 50명을 훌쩍 넘겼다.

경기도 25일 신규 확진자는 183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 규모다. 연천에 있는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하루 새 훈련병과 교관 등 68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대부분 훈련병이다. 훈련병들은 지난 10일 입소 이후 보름간 숙식과 훈련을 함께 했다. 이 부대는 장병과 훈련병을 합하면 1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확진 가능성이 높다. 용인 키즈카페, 안산 수영장, 김포 노래방 등 지역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유흥업소발 확산세가 심상찮다. 서울 이태원발 감염 사례를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유흥업소발 확진자는 26일 오전 10시 현재 2명이 늘었다. 25일에도 5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13일 인천해경 소속 경찰관 A씨와 골재채취업자 B(57)씨가 다녀간 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38명이다. 업소 종사자와 손님, 그리고 그들로부터 감염된 가족·지인까지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넓어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선 중·고교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수능을 앞두고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한 중학교 학생 1명이 25일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635번 확진자가 됐다. 이어 이 학생의 부모와 형제 등 가족 3명과 같은 반 친구 1명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635번 확진자는 23일까지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남 순천에서도 지난 19일과 20일 중·고생 두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25일 또다시 고등학생이 확진돼 비상이 걸렸다.

25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165번 확진자는 순천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어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학생·교직원 319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남도는 2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진주시 이·통장 제주 연수' 관련 확진자가 3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의 연수에서 20명·13명 발생한 경우다. 경남도는 지난 10월 26일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도내 18개 시·군에 공문을 보냈다. 제목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이·통장 등 단체여행 자제 협조 요청'이다. 하지만 진주시 이·통장들은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고 이 가운데 두 곳 협의회에서 이·통장 공무원 가족 등 3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동선 노출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진주시의회는 의사일정을 중단했고 의사당이 임시 폐쇄됐다. 시청사 5층도 이날 하루 임시 폐쇄됐다.

26일 오전 충남도에 따르면 천안·아산 확진자도 25일 하루 15명이 추가됐다. 천안·아산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1.5단계로 상향조정했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공주 푸르메요양병원에서도 밤새 4명이 추가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심 한복판이나 유흥가만이 아닌 동네까지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모가 큰 모임은 물론 동네 친한 사람들과 모임도 멈추고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장소엔 아예 가지 않는 등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윤여운 차염진 홍범택 이제형 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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