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여 성탄절 연휴 확산 위험 커" … 12월 백신공급 부족해 의료진 비상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이번 성탄절 연휴에 추수감사절 때보다 더 확산돼 내년 1월 더 나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7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코로나19 브리핑에 영상으로 출연해 "1월 중순이 우리에게는 정말로 암울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추수감사절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의 여파가 추수감사절로부터 2주일 반 정도 뒤에 표면화할 것이라며 "문제는 이것이 잠재적인 크리스마스와 하누카(유대교의 축제, 올해는 12월 10∼18일) 급증의 시작과 바로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제한명령이 시작된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야구전용 경기장인 다서스타디움에 마련된 검사소 앞에 수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파우치 박사는 "크리스마스 연휴는 수일전부터 시작돼 연말연시까지 열흘 이상 지속되고 여행이나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추수감사절 연휴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것이 급증 위에 다시 급증이 포개지는 셈이라며 누군가 이에 대처하려 해보기도 전에 사람들이 겨울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가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확산을 부채질한 가족·친구와의 모임이 더 많이 열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1월 중순에 사태가 정말로 악화하는 것을 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확실하게 추세가 꺾일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연휴 여행이나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미국의 코로나 사태는 이번 성탄절과 연말 연시 연휴에 최후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지난 4일 하루 신규 감염자로는 가장 많은 22만7885명의 코로나19양성 판정자가 나왔다. 주말인 5일과 6일에도 각각 21만3875명, 17만5663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감염자가 늘며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6일 입원 환자는 10만1487명으로 집계되며 닷새째 10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하루 사망자가 2000명을 넘겨 감염자, 입원 환자와 더불어 삼중고 신기록을 세우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다만 "코로나 백신을 곧 접종받기 시작하면 확실히 코로나 추세가 전환점을 돌 것"이라며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최후 고비를 맞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백신이 12월에는 2000만명분 4000만회분이 공급되면서 의료종사자와 양로원 등 고위험군이 우선 접종받기에도 다소 모자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대형 병원들을 비롯해 의료기관들이 우선접종 대상자들을 결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미국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만 해도 2100만명이고 양로원 등 롱텀케어 시설 거주민과 직원들도 300만명에 달해 1차 우선 접종 대상자들만 해도 2400만명으로 12월 접종에선 약간 부족할 것으 로 지적되고 있다.

CDC(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는 1차 코로나 백신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들과 너싱홈(양로원) 거주 노인들과 직원들을 선정하고 각주 정부당국이 이 가이드라인을 참조해 구체적인 코로나 백신 배포와 접종 계획을 세워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스턴의 한 대형 병원에선 전체 의료인력이 아니라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부터 접종키로 했고 메이요 병원은 위험도를 평가해 순차별로 접종키로 했으며 네브라스카 대학 병원에서는 추첨을 실시키로 하는 등 우선 접종자들을 결정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연방 보건 당국은 코로나 백신이 2021년 한해에는 획기적으로 양산될 것이므로 다수의 일반 미국민들은 새해 1월과 2월에는 좀더 손쉽고 편리하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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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