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다 경쟁률 3039대 1 … 카카오게임즈 청약증거금 58.5조 몰려

식지 않는 공모주 투자 열풍 … 연말 증시 활황에 높은 수익률 기록

올해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참여로 사상최고 청약경쟁률,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 등 신기록을 잇따라 경신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지만 7월 이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교촌에프앤비 등 대형주들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 청약증거금액 등 각종 기록이 새로 쓰여졌다. 또 흥행에 성공한 대형주들의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하면서 '따상' '따상상'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증시 활황과 함께 공모주 투자 열풍은 여전하다. 올해 IPO 시장 마지막 주자인 석경에이티가 전일 마감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75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공모일정을 진행했던 IPO 기업들도 모두 100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놈앤컴퍼니와 프리시젼바이오는 15일까지 진행한 공모청약에서 각각 1175.10대 1, 1557.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놈앤컴퍼니의 청약 증거금은 9조4008억원에 달했고, 프리시젼바이오는 2조9199억원이었다. 이달 8~9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에프앤가이드도 1353.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엔젠바이오는 일반공모 청약에서 1502.4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청약증거금은 5조140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3~24일 청약 후 이달 상장한 포인트모바일은 청약 경쟁률이 1842.97대 1로 역대 공모주 청약 중 4위를 차지했고, 하나기술은 지난달 13~16일 청약에서 1802.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역대 5위에 올랐다. 소룩스(1660.08대 1), 티엘비(1640.86대 1), 인바이오(1414.15대 1), 제일전기공업(1396.10대 1) 등도 100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모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9626억원에 달했다. SK바이오팜은 9593억원, 카카오게임즈는 3840억원이었다.


청약경쟁률로 보면 코스피에서는 명신산업이 1476.64대 1, 코스닥에서는 메디컬 에스테틱 의료기기 전문 업체다 이루다가 3039.56대 1로 가장 높았다. 청약증거금은 카카오게임즈가 58조5542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1위를 차지했다. 빅히트의 청약증거금은 58조4236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증시에 새로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는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보면, 지난 9월 22일 상장한 박셀바이오가 상장 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박셀바이오는 공모가(3만원)에서 이날 종가(16만700원) 기준 435.6% 치솟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당초 박셀바이오는 시초가가 2만7000원으로 공모가(3만원)보다 낮게 형성돼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개발 중인 항암면역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2위는 지난 3일 상장한 포인트모바일이었다. 포인트모바일은 공모가 1만5000원에서 이날 종가 6만3200원으로 321.3% 올랐다. 3위는 올해 청약 광풍을 몰고온 SK바이오팜이었다. SK바이오팜의 주가는 17만1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50% 상승했다.

아울러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카카오게임즈와 교촌에프앤비, 빅히트도 각각 92.5%, 73.6%, 2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공모주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약·바이오·의료장비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제약·바이오·의료장비 업체였다. 이들의 공모가 대비15일 기준 수익률은 에스씨엠생명과학 193.2%, 피플바이오 185%, 고바이오랩 162%, 엔젠바이오 162.9%, 한국파마 141.1%, 서울바이오시스 128%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IPO 시장의 높은 참여는 공모주 배정 비중을 높이는 제도까지 바꿨다.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고 금융당국은 일반청약자에게 배정되는 물량을 30%까지 확대하는 개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개인투자자의 청약대금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상장을 준비 중이었던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모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개인투자자 ㅂ배정 공모주 물량 확대로 대어급 기업의 공모 청약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상장 예정인 대어급 업체들의 예상 공모규모는 약 15조원으로 IPO 시장이 최근 5년간 제일 뜨거웠던 2017년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자본시장 결산" 연재기사]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