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중국에서도 IPO 광풍 … 유니콘 기업 상장 잇따라

대규모 부양책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공모주 매력 높아져

올해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에서는 사상 최고 청약경쟁률과 최대 규모의 청약증거금 등 역대급 기록을 쏟아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대형주들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IPO 시장은 열풍을 넘어 광풍이 부는 수준으로까지 후끈 달아올랐다. IPO 시장의 열풍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었다. 중국 기업은 올해 IPO 시장에서 140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배달앱 도어대시 등이 상장을 진행하면서 공모주 열풍이 불었고, IPO 시장에는 닷컴버블 당시보다 1.5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은 풍부한 유동성과 글로벌 증시 상승에 따른 높아진 주식 매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공모주 시장에는 여전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IPO 마지막 주자인 석경에이티는 전일 마감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751.6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 규모는 약 1조7516억원에 달했다. 이에 앞서 공모일정을 진행했던 명신산업과 에프앤가이드, 프리시젼바이오 등도 각각 수요예측에 흥행하며 공모가를 최상단 수준에 확정했다. 이어진 공모 청약에서는 명신산업이 1476.64대 1, 에프앤가이드가 1353.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프리시젼바이오는 1557.2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기업은 총 81개사로 전년대비 21.4% 감소했다. 상반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상장예정기업들은 공모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겨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대어급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공모금액은 4조5438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676억원(30.7%) 증가했다. 2017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올해 IPO 시장에서는 신기록이 쏟아졌다.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은 메디컬 에스테틱 의료기기 전문 업체 이루다가 3039.55대 1을 기록했다. 최대 청약 증거금은 카카오게임즈가 58조5542억원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수요예측에서도 1478.5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IPO 시장 참여는 공모주 배정 비중을 높이는 제도까지 바꿨다.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일반청약자에게 배정되는 물량을 30%까지 확대하는 등 개인투자자의 공모주청약 기회를 늘리고 균등배정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반청약자의 배정방식을 변경하는 등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개인투자자가 배정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유입되는 개인 청약 대금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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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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