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 21일 오후 '행정명령'

정부는 부담, 지자체는 사실상 3단계

서울시와 경기도가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20일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80명대를 기록한 인천시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3단계 때 적용되는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강화된 명령이어서 수도권 전체가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에 나선 셈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불가피하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고 판단,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20일 "코로나19 변곡점은 자연히 오지 않는다"며 사실상 동참 의사를 밝혔다. 적절한 절차를 거쳐 21일 오전 중 동참 의사를 전달하기로 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의 적용시기와 대상은 여전히 갑론을박 중이다. 적용시기는 당초 24일 0시로 정했지만 상황이 더 나빠진다고 보고 적용 시기를 앞당길지를 검토 중이다. 범위는 우선 동창회, 연말송년회 등 모임에 적용된다. 음식점이나 호텔 행사장 등 다중이용시설이 대상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에 부담을 느끼자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 간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선제 검사' 효과 확인 = 수도권 지자체들이 '모이지 않는 것'과 함께 꺼내 든 방역 카드는 '선제 검사'다. 전 시민이 선제 검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시 선별검사소가 설치된 서울광장에는 주말 새 하루 평균 1만500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 인천에서도 20일 하루에만 4000명 가까운 시민이 증상이 없는데도 익명으로 선제 검사를 받았다. 15일부터 시작한 선제 검사 누적인원은 1만2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이다. 인천보다 하루 먼저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한 서울시는 20일까지 9만7625명이 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281명이 확진됐다.

이처럼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자체들이 속속 검사소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도권에만 131곳의 임시 선별검사소가 운영 중인데, 이번주에는 150곳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비수도권도 속속 2.5단계 = 비수도권 지자체들도 방역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경남 거제시는 지역감염 고리를 끊고자 오는 21일 0시부터 27일 자정까지 일주일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높였다. 지역 대형 조선소 등에서 12월 들어 60여명이 양성판정을 받는 등 지역감염 추세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경남 18개 시·군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다.

초등학교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강원도 동해시도 20일부터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했다. 그동안 광역단위 거리두기 2.5단계는 수도권과 부산 4곳에 적용됐다. 일선 시·군에서는 충남 당진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전북 김제가 역시 지난 15일부터 1월 3일까지 2.5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인 광주시는 최근 종교시설에서의 감염 상황을 고려, 타지역 교류와 초청행사를 전면 금지한다고 20일 밝혔다. 정규예배(좌석수의 30% 운영) 이외 소모임과 식사 금지도 그대로 유지한다. 광주시는 또 노인과 정신요양시설에 대한 면회를 금지하고, 종사자들은 출·퇴근을 제외하고는 타 시설 방문을 금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 홍보관은 오후 6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고, 불법(미등록·미신고) 방문·후원·다단계 판매의 집합도 금지했다.

부산시는 21일 임시선별진료소 2곳을 개소해 앞으로 8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료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선별진료소 한 곳당 필요한 의료인력은 의사 1명과 검체채취요원(간호사 등) 6명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최근 부산시의회와 부산간호사회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지만 유휴인력이 거의 없다. 부산진구에 있는 온종합병원이 협조하기로 한 정도다.

충청지역은 청주 참사랑요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충북지역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괴산에서 입원대기 중인 환자가 사망하는 등 병상부족이 우려된다. 경북도는 경산시 18명, 안동시 11명 등 도내 전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한편 21일 0시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926명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인천이 서구의 한 요양원에서 24명이 확진되면서 역대 최대치인 85명을 기록했다. 서울 327명, 경기 237명 등 수도권에서만 649명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확진자도 243명이나 된다. 경북 48명, 충북 29명, 제주 23명, 강원 22명, 울산 17명, 충남 16명, 경남 15명, 전북·광주 11명 등 9개 지역에서 두자리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세종을 빼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모두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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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차염진 이제형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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