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신속 PCR검사소

기존검사와 방법·효과 동일

검체 안옮기고 현장 판독

23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여주시 시청광장. 공무원과 시민 등 2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경기 여주시가 처음 도입한 '코로나19 신속 PCR검사(유전자 증폭방식)'를 받기 위해서다. 여주시는 이날부터 시청광장에 신속 PCR검사가 가능한 '나이팅게일 센터'를 설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김병선 시 홍보팀장은 "당초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할 예정이었는데 오전부터 신속 PCR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져 대상에 상관없이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주시가 23일 시청 광장에 설치한 신속PCR 검사소. 여주시는 향후 전 시민을 대상으로 예방적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곽태영 기자


줄을 선지 20분 만에 검사소 옆 천막에서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적고등 간단한 문진을 거쳐 진단키트를 받았다. 검사 전 시 관계자가 해당 검사가 예방목적의 스크리닝 검사이니 진단결과 등을 다른 용도로 활용해선 안된다는 점을 공지했다. 나이팅게일 센터에서는 차단막이 설치된 창문 두 곳을 통해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간호사)이 콧속과 혀 안쪽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검사방법은 유전자증폭방식의 기존 진단검사용 PCR검사와 동일했다.

'신속PCR 검사'는 진단 정확도가 높은 PCR 방식과 결과가 빨리나오는 항원검사의 장점을 합친 방식으로 1~2시간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여주시는 진단키트와 핵산분리기 등 진단장비를 갖춘 AMS바이오와 계약을 맺고 보건소 의료진과 육군 지원 인력 등으로 시범운영 지원단을 꾸렸다.

특히 나이팅게일 센터 내에 분석장비를 설치하고 의료진이 판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때문에 진단검사나 선별검사와 달리 채취한 검체를 모아 분석이 가능한 별도 장소로 보낼 필요가 없다. 시 관계자는 "검사 결과는 1시간 내에 나오지만 검체를 94개씩 모아 한번에 핵산을 분리하는 기기를 가동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에서 긴급사용승인한 업체측의 시험성적을 보면 정확도가 99% 수준으로 진단검사용 PCR검사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검사를 받은 시청 직원들은 1시간 30분여만에 문자로 음성 통보를 받았다. 문자에는 "귀하의 12월 23일 신속PCR검사 결과 일상생활을 계속하실 수 있음을 알려드리며 본 검사는 확진용이 아니므로 이후 의심증상 발현 시 언제라도 재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날 오후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문자발송이 지연되기도 있다.

여주시는 시범운영을 거쳐 향후 검사장비를 2개 추가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스크리닝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비도 전액 무료로 시행한다.

이원경 여주시 기획예산담당관은 "두달 전쯤 장애인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해법을 찾다가 신속 PCR검사 도입을 경기도와 정부에 건의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선별검사가 없었고 유증상자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담당관은 "정부가 현재 시행중인 선별검사는 확산세가 꺾이면 중단될 수 있지만 스크리닝 검사는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예방적 방역시스템 운영으로 급증하는 무증상 확진자를 빠르게 선별해 시민들이 마음 편히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정확한 검사로 숨은 양성자가 많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 생활치료시설 등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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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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