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급여 반납도 약속

"개업 변호사 애환 누구보다 잘 알아"

3만 변호사의 수장인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열기가 연초에도 뜨겁다. 1월 25일 실시되는 51대 변협회장 선거에는 처음으로 모바일 투표가 도입돼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신문은 기호순으로 협회장 후보를 인터뷰했다.

"26년간 순수 변호사 생활만 했다. 처음 개업해 전화연락 한번 없는 적막감 속에 힘들어하는 청년 변호사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회원들을 위한 효율적인 정책에 자신있다."

이종린 변호사는 경복고, 연세대 법대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인천지방변호사회 18대 부회장과 19·20대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변협 이사로 4년, 조사위원으로 2년간 봉사했다.

기호 1번으로 출마한 이종린 변호사는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두 아들을 위하는 아버지 마음으로 협회장에 출마했다"며 "재정투명성을 확보해 마련된 재원을 회원들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변호사는 △재정 투명성 확보 △공모를 통한 민주적인 집행부 구성 △직역수호와 확대 △청년변호사기금 설치 △선거제도 혁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아버지의 마음으로 협회장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큰 아들이 로스쿨 9기 변호사이고, 둘째 아들이 로스쿨 2학년이다. 두 아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출마했다. 우리 세대도 아버지들이 못 입고 못 먹고, 자녀들 교육시킨 덕에 이만큼 산다. 나도 혜택 받은 세대로 청년 변호사들을 위해 노력하겠다.

■변호사들을 위해 그간 해온 일은.

변협에서 이사로 4년간 일했고 조사위원으로 2년간 봉사했다. 인천회장을 지내며 회장 전결제도를 폐지하고 재정투명성을 확보해 2019년 2억7000만원 수익을 확보했다. 2억원은 회원 공로금으로 환원했고 육아기금으로 3000만원을 적립했다. 2020년도에는 9개월간 전회원 회비를 면제하고 20만원을 추석지원금으로 지급했다. 협회장이 된다면 재정 투명성을 확보하고 청년변호사기금을 설치하는 등 회원들에게 환원하겠다.

■협회장이 되면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진심인가.

당연하다. 변호사 단체의 수장은 자신부터 희생하고 회원들에게 베풀어야 한다. 아내도 2년은 생활비 안 받고 버틸 수 있다며 승낙했다.

■직역수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신하는 부분 있나.

협회장 임무의 처음이자 끝이다. 직역 수호는 법률이 지원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방회장을 하다 보면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변협 집행부 60%를 공모하고 직전 지방회장들을 당연직 부협회장으로 모셔 직역 수호를 위한 법률 제개정에 적극 활용하겠다.

■변협 MOU에 대한 비판이 많다.

법률자문에 대한 소정의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맞다. 회원 이익을 박탈하는 무료 MOU를 전면 폐지하고 회원들이 적절한 자문료를 받도록 하겠다.

■변호사 겸직제한을 풀겠다고 했는데.

가급적 모든 변호사 겸직제한을 철폐하는 것이 맞다. 품위보다는 생존이 변호사들에게 급한 문제다. 겸직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법률이 개정되도록 하겠다.

■육아기간 1년간 월회비 면제 약속했는데 가능한가.

연간 1000명 정도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기적으로 결산내역을 공시하겠다. 투명성 확보만 되면 재정의 튼실함이 생긴다. 남성 변호사들도 육아기간 동안 동일하게 월회비를 면제하겠다.

■성공보수 에스크로제를 약속했는데.

성공보수약정을 하면 이를 변협이 의뢰인으로부터 받아놨다가 변호사가 소송에서 성공하면 변호사에게 주고 패소하면 의뢰인에게 돌려준다. 성공보수를 약정하고도 받지 못하는 변호사들을 위한 것이다.

■변협 취업센터를 어떤 식으로 바꿀 것인가.

우리 정서상 개인 회원들이 취업에 관한 구체적 조건을 물어보기가 쉽지 않다. 전담직원을 배치해 근로기간과 급여, 휴가 등을 담당직원이 파악해 취업 공고를 명확히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선거캠프를 꾸리지 않은 이유는.

우리는 변호사지 정치인이 아니다. 선거가 너무 과열됐다. 선거사무소 임대료만 두달간 수천만원이 든다. 고비용 선거문화를 바꿔야 한다. 페어플레이 후 남은 돈을 회원들에게 환원하겠다. 이런 진심을 회원들이 이해한다면 선택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변협 집행부 60%를 공모하겠다고 했다. 생각이 다른 집행부와 협치가 가능할까.

인천회에서 상임이사회가 심의기구였다가 의결기관으로 변경됐는데, 의결기관에 회장도 기속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토론을 통해 협회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변협도 처음에는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극복하고 회원만을 위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

■회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지방회장 중에 유일하게 출마했다. 현 지방회장 협의회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변호사를 위한 입법을 실현할 수 있다. 평생 변호사 현업에 있어 애환을 잘 이해하고 있다. 내 아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회원들을 위해 희생하겠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인터뷰" 연재기사]

안성열 기자 son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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