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전기차 존재 급부상

내일신문, 전문가 21명 조사

올해 국내·외 자동차시장은 구조조정과 산업재편이 거세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기차 등 친환경차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본지가 지난해 12월 28~29일 국내 산·학·연·관의 자동차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2021년 국내 자동차시장 최대 이슈로 ‘부품업체의 구조조정과 구조개편’을 꼽은 사람이 17명 (2개씩 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 12명,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경영불안 및 회복’ 9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내수·수출 회복’은 3명, 기타로 품질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1명이었다.

해외시장 최대 이슈로는 ‘산업재편’을 꼽은 사람이 16명에 달했다. 산업재편 요인으로는 애플 등 뉴커머 등장, 중국의 부상, 기존업체 구조조정 가속화 등이 포함됐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 지속’을 예상한 답변이 1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증가 및 생산회복 여부’와 ‘유럽연합(EU)·미국의 환경규제 강화’라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6명, 5명이었다.

기타 의견으론 △자율차시장 확대 △소비자중심 산업구조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산업환경 악화 등이 나왔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지난해 내일신문이 실시한 신년조사 내용과 달라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전문가 20명 중 10명이 ‘글로벌 시장에서 2030년에도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가장 많이 판매될 것’이라고 응답했었다. 2019년만 해도 내연기관차 중심의 현재 구조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1년간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존재감이 급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친환경, 그중에서도 전기차, 그 가운데 배터리가 핵심으로 부상했다”며 “이미 돈과 사람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미래차를 중심으로 급격히 합종연횡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중국 고립정책 가속화와 자국 우선주의, 유럽·미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은 결국 산업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산업재편 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의 위기가 최대 이슈”라며 “체질개선을 이루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장기투자와 기술융합, 내재화를 염두에 둔 인수합병이 이미 가시화됐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과 차량공유 등에서 단기수익을 기대한 기업들이 힘을 잃은 대신 재정·기술적으로 장기투자 여력을 가진 기업이 M&A를 시도하며 시장재편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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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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