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6조원 순매수 … 신용융자 20.5조 돌파

증시거래대금도 폭발 … 이틀간 108.8조원 기록

동학개미들의 역대급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7일 동안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주식금액은 10.6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빚으로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연일 사상최대를 경신하며 20.5조원을 돌파했다.

◆투자자예탁금 72조원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10조6563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550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조941억원을 사들였다. 기관투자자들이 내던진 10조1372억원 물량과 외국인 매도물량 4902억원을 다 받아내며 총 10조6446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지난 11일에는 코스피시장에서 하루 동안 4조4921억원을 사들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역대급 매도 행진에 나서고 있다. 올해 기관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137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8조6763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1조4609억원을 각각 팔았다. 지난해 연말부터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특히 기관 중 투신(투자신탁 및 자산운용사)는 45거래일 연속 팔아치우고 있다. 이는 직접 투자로의 전환으로 펀드 자금 유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6663억원이 유출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의 매수여력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이 72조3212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무려 4조7737억원 증가한 것으로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자예탁금이란 개인 투자자의 증권 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금액이다. 언제든 증권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 자금으로도 불린다.

증시 거래대금도 폭발하고 있다. 11일, 12일 이틀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08.8조원에 달했다.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75조원, 코스닥은 33.8조원을 기록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일평균 5조원 가량이었던 거래대금은 코로나19 충격 이후 주가지수가 반등한 지난해 3월에는 일평균 10조원을 넘어섰으며 12월에는 일평균 18조원이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 설명했다.


◆'빚투' 현상도 심화 =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는 이른 바 '빚투'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신용 잔고는 20조511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초 9조2072억원 대비 120.7% 증가한 수치이며 3월 코로나사태로 증시 급락 당시 6조5783억원보다는 211. 8% 급증했다. 유가증권에서 신용 잔고는 10조3707억원, 코스닥에서의 신용 잔고는 10조1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잔고가 급증한 것은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포모 증후군(FOMO)으로 뒤늦게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한 점도 신용잔고 폭증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8일과 11일에는 반대매매가 급증했다. 동학 개미들이 제때 신용대출을 갚지 못하면서 반대매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1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1일 기준 평균 194억원에 달했다. 지난 8일과 11일 반대매매금액은 234억원, 221억원을 기록하기도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반대매매금액은 151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1월 일평균 반대매매금액은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주식을 제때 갚지 못할 때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반대매매에 유의해야 하는 데는 증권사에서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수량만큼을 '하한가'로 계산해서 팔아버리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개미들이 지수, 종목 하락 등에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했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 "백신이 공급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재확산이 지속되고 미중갈등 격화와 금리인상 등 주식시장의 하방 위험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주식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13일 코스피는 1% 안팍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35p(1.13%) 오른 3161.30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31p(0.07%) 오른 3,128.26에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1031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70억원, 286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71p(0.48%) 오른 978.43을 나타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안정을 찾자 미국 기술주 낙폭이 축소해 한국 증시의 변동성 축소 기대를 높였다"며 "최근 부진했던 중소형 종목군과 전일 낙폭이 컸던 종목군이 지수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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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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