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공연기획자에서 생활정치인으로 변신

"청년비례답게, 문화예술인 출신답게 인천을 문화도시로 만들어가는 일에 힘이 되고 싶습니다."

유세움(사진·37) 인천시의원은 초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적극적인 활동으로 눈길을 끈다. 낡은 관행을 깨는 일에도, 새로운 도전에도 주저함이 없다. 20여년 문화예술이라는 한 우물만 팠던 경험이 오히려 생활정치인으로 변신하는 힘이 됐다.

유 의원은 한때 이름난 연주자였고 공연기획자였다.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음악만 하고 살았다. 사물놀이에서 실내악 퓨전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10년쯤 연주자로 활동하다 문화기획에 눈을 돌렸다. 국악과 재즈를 엮어 만들어낸 그의 무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가 기획한 독창적인 무대는 공연계의 새로운 장르가 됐다. 덕분에 한국대중문학상 후보에까지 오를 만큼 유명세를 탔다. 2015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초청돼 공연한 것을 계기로 국내외 여러 곳을 다니며 공연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기획한 공연이 실패하면서 빚더미에 앉게 됐다. 좌절감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 인생 2막을 열 기회가 생겼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에서 청년비례 제안을 받았다. 4명이 치른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최종후보가 됐다.

지방의회에 들어온 유 의원은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는 문화복지위원회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발의한 조례안이 '문화핵심시설 100인 위원회 폐지 조례안'이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오래된 부조리에 손을 댄 것이다. 이후 그는 인천시의회 내에서 문화예술계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인천문화재단의 무분별한 사업집행을 지적하고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의 공개입찰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고 부조리한 관행을 깨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정활동 후반기에는 의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며 눈길을 끌었다. 청년비례 의원답게 미리 짜놓은 듯한 권력 나누기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결국 최종 선거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오랜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데는 성공했다. 후반기 상임위를 건설교통위원회도 옮긴 후에는 도시재생에 문화를 접목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 의원은 "도시 재생에 앞서 그 도시가 갖고 있는 가치와 정체성을 찾아내고 이를 재구성함으로써 인천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며 "인천만의 고유한 도시 유산들은 없는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있는 기억들에 대한 자취들은 잘 정리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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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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