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통신문에 QR코드 탑재, 대출도서 신청 받아 … 유튜브 채널로 학생, 학부모와 소통

2020년은 도서관에도 유독 힘겨운 한 해였습니다. 도서관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임시휴관과 재개관을 거듭하는 가운데,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도서관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시행해야 했습니다. 2021년은 이를 바탕으로 도서관들이 새로운 서비스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일신문은 새해를 맞아 2020년부터 집중된 비대면 서비스들을 돌아보고 한층 이용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도서관들의 서비스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되고 학생들이 주5일 등교를 하지 못하면서 학교도서관들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다. 사서교사들은 온라인을 통해 협력수업, 독서토론을 진행한 것은 물론, 온라인 예약대출시스템을 구축했다. 학교도서관들은 20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보다 체계적인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보성고등학교 '사제동행 세미나' 2회차 실시간 온라인 수업 현장. 사진 보성고등학교 제공


◆온라인 그림책 수업도 = 보성고등학교 도서관은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협력수업을 진행했다. 1학기 심화국어 협력수업은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고 '혐오표현'에 대해 생각하는 수업이었다. 우선, 심화국어를 수강하는 40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40권의 책을 준비해 학생들의 집으로 발송했다. 학생들은 대면 수업에서 스스로 책 읽는 시간을 가졌던 것처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에 접속해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진 후,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읽은 만큼 감상문을 작성했다. 학생들은 줌의 소회의실 기능을 활용해 모둠별 토론 시간도 가졌다.

이춘명 사서교사는 "온라인 실시간 수업을 하는데 ebs 온라인 클래스, 줌, 구글 클래스룸 등 3가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했다"면서 "구글 클래스룸 스트레드시트는 접속자 여러 명이 작성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어 친구의 감상문을 볼 수 있고 교사는 바로 피드백을 해 줄 수 있어 수업에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강은영 사서교사는 출판사가 사용을 허가한 책 중 양질의 그림책을 선정, 대면 그림책 수업을 온라인으로 옮겨 온라인 그림책 수업 영상을 제공했다. 학생들은 영상을 보고 제공받은 독후활동지를 통해 독후활동을 할 수 있었다. 아울러 강 교사는 뉴스 리터러시 수업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전문 강사를 초빙한 미디어교육 온라인 수업을 10회에 걸쳐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홍천여고의 100여개 학생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홍천여고 제공


◆학생들 독서토론 영상 업로드 = 학교도서관들은 독서토론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홍천여고의 경우 등교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독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교사들이 직접 온라인 독서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ebs 온라인 클래스, 네이버 밴드 등에 업로드했다. 또한 이승민 사서교사는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도서관 활용수업을 진행해 온라인 독서토론에 활용할 툴인 구글 클래스룸을 사용하는 법, 전자책 이용방법 등을 교육했다.

100여개에 이르는 학생들의 독서 모임은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독후활동지를 구글 클래스룸에 업로드하고 학생들이 비대면 활동을 진행한 이후, 영상을 업로드하도록 했다. 저자와의 대화는 물론, 저자와의 대화에 앞서 학생들과 함께 저자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인문학독서토론도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 관심 분야를 설정해 논의하는 온라인 독서토론 워크숍도 3차례 열었다.

보성고등학교의 경우 7명의 교사와 여러 학생들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세미나'를 온·오프라인으로 열었다. 주제는 '코로나로 끊어진 연결고리와 복원: 사회화, 갈등, 소외를 중심으로'였다. 온라인의 경우, 3개의 교실에서 3개의 모둠별 학생과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온라인에서 만나 토론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홍천여고 온라인 독서 캠페인 유튜브 화면. 사진 홍천여고 제공


◆북트럭에 사진전까지 = 학교도서관들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온라인 예약대출시스템을 구축했다. 가평초등학교 도서관의 경우, 가정통신문에 QR코드를 탑재해 구글폼을 통해 대출도서를 온라인으로 신청 받았다. 이때, 권장도서 목록을 함께 제공했다. 신청 받은 책들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 전달하거나 학부모가 학교에 오면 정문 밖으로 나가 책을 전달했다. 학생들이 등교했을 때에는 학교도서관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학년별로 나눠 이용하게 하고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200여권의 책을 꽂은 북트럭을 가지고 각 학급으로 찾아갔다.

아울러 학생들이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다양한 행사도 운영했다. 강 사서교사는 '슬기로운 집콕! 독서생활 사진전'을 열어 책을 읽는 모습을 사진을 찍어 올리면 책과 해당 사진으로 포토카드를 제작해 선물로 보내줬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서교사들도 있다. 충북사서교사연구회 대전사서교사협의회 등 여러 지역 사서교사협의체들은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탑재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북트레일러' '학교도서관활용수업' 'Talk Talk 토론' '도서관 열전' 등 다양한 콘텐츠들로 학생, 학부모들과 소통한다.

◆"학교도서관에 보다 관심을" = 학교도서관들은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보다 체계적으로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서교사들은 보다 체계적인 정부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이춘명 보성고등학교 사서교사는 "온라인 수업의 모둠별 토론을 좀 더 내실 있게 진행하기 위한 방안, 전자도서관 구축 등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면서 "노트북 지원 등 학교도서관의 수업 환경 조성에 교육청의 지원이 있다면 수업의 질적인 측면에 보다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민 사서교사는 "온라인 교육, 블렌디드 교육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서교사가 정보활용교육 독서교육 미디어교육 등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관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교육부 시도교육청이 다양한 온라인 툴을 활용하는 학교도서관 운영과 독서교육 사례들을 발굴하고 학교도서관에 보다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서관, 비대면 서비스의 도약" 연재기사]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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