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생중계 추진

"불신 극복없인 지방의회의 미래를 만들 수 없습니다. 예산 과정 공개는 주민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신봉규(사진·국민의힘) 서울 은평구의원은 지역 정치권 선배들과 구 직원들에겐 조금 불편한 존재다. 상임위에 이어 예산 심의 마지막 과정까지 모두 생중계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깜깜이 예산,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이 과정을 모두 공개하자니 익숙치 않은 이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구의회 전면 공개, 주민들의 편한 시청을 위해 장비와 제반 설비를 갖춰야 한다고 1년여를 쫓아 다녔다.

열린 구의회를 향한 신 의원 노력은 치밀했다. 방송 분야에 18년간 몸 담았던 경력을 살려 직원과 의원들을 설득했다. 자신이 직접 장비를 빌려 영상을 찍었다. 반신반의하던 직원과 의원들은 영상이 의회 누리집에 실리고 주민들 반응이 커지는 것을 보며 마음을 열었다. 신 의원은 "이제 상임위 회의를 공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며 "예산 심의 마지막 과정까지 공개하면 주민 신뢰 회복의 큰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외곽이자 전형적 서민주거지역인 은평구 미래를 위해 현실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바닥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초의회 의원답게 지역 현실에 맞는 재정 안정화 전략과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 의원은 얼마전 논란이 된 9억원 이하 재산세 감면을 예로 들며 "당시 공시지가를 적용하면 은평구엔 98.9%가 9억원 이하"라며 "자치구 수입원 중 하나인 재산세를 한푼도 거둘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구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은평형미디어산업 관련 조례도 준비 중이다. 구에서 추진 중인 불광천 방송문화거리, 상암동 DMC 등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인프라를 활용해 프로덕션, 스튜디오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거창한 이야기보다 구체적 정책과 행동을 중시하는 의정활동 방향은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신 의원은 지난해 12월 전국 3300명 지방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2020년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단 22명만이 수상한 공약이행 분야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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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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