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대표 뽑는 '단일화'로 지지층 결집 극대화

이틀간 사전투표 효과 … "간절한 쪽에서 이긴다"

광역단체장 재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율 50%선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참여 의식과 진영간 양자대결 가능성, 사전투표 효과 등이 결합해 투표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광역단체장 재보궐선거는 3번 치러졌으며 투표율은 2004년 6월 34.6%, 2011년 4월 47.5%, 10월 48.6%였다.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2018년 6월 60.7%가 가장 높은 수치였다. 2017년 4월에 처음으로 50%를 넘겼고(53.9%) 2019년 4월엔 51.2%를 기록했다.

화랑미술제 개막식 참석한 박영선 후보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 개막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영선 후보 캠프 제공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뿐만 아니라 제2의 도시 부산시장 선출에 국회의원 선거 못지

않은 관심이 모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의외의 높은 투표율이 나올 수도 있다.

◆20%대로 올라선 사전투표율 = 2013년부터 시작한 사전투표제의 투표율은 서울의 경우 2014년 지방선거에서 11.14%에 그쳤지만 가장 최근인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27.29%로 올라섰다. 부산지역 역시 2014년 11.14%에서 지난해에는 25.52%로 상승했다.

사전투표가 전체투표율 상승효과가 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재보궐선거일이 휴일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갖고 가면 재보궐선거가 이뤄지는 지역에서 투표가 가능하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소는 재보궐선거 실시 지역의 읍면동마다 1개소씩 설치된다"면서 "선거인은 주소지와 상관없이 재보궐선거 실시 지역의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다"고 했다.

재·보궐 선거 지역은 모두 21곳이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등 광역단체장 2곳 외에도 울산 남구청장, 경남 의령군수 등 기초단체장 2곳, 경기도 의원 등 광역의원 8곳, 전남 보성군 의원 등 기초의원 9곳 등이다.

광역단체장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진영 대결 첨예 = 이번 재보궐선거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첨예한 대결국면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여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게 되면 대통령 권력누수현상(레임덕)에 직면할 뿐 아니라 이낙연 당대표의 진로도 안개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사실상 정권심판론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반면 야당이 지면 전국선거 4연패(2016년 20대 총선-2017년 19대 대선-2018년 7회지방선거-2020년 21대 총선)에 이어 사실상 전국선거와 맞먹는 재보궐선거까지 패배하게 돼 보수진영의 패배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청산작업'을 제대로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내부 분열을 겪을 여지도 적지 않아 향후 20대 대선-8회 지방선거 전망도 어두워진다.

진영간 대결에 의해 서울시장 뿐만 아니라 부산시장 경쟁도 한쪽으로 쏠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단일화'가 관행화돼 진영간 대결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유행처럼 번졌다. 항상 단일화가 핵심포인트다. 진영별 예선전을 통해 각 진영의 대표주자 1명씩 나오는 방식이다.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에는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진영간 맞대결 양상이 강해졌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제 하에서는 승자독식 구조이기 때문에 연정이나 연합에 의한 진영간 대결양상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이제는 으레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번 재보궐선거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진영간 대결국면은 투표율을 높이는 상승효과로 이어진다. 박 교수는 "결국 51대 49의 싸움"이라며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하게 만드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간절한 쪽에서 지지층 결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는 박빙이 예상되는 만큼 어느 쪽이, 어느 후보가 더 간절하게 유권자에게 다가가느냐가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4.7 재보선 앞 쟁점 진단"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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