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여객선 연 100일 결항

주민생활 비참, 생계 위협

남진복(62·사진) 경북도의원은 울릉도와 독도 사나이로 통한다. 울릉군이 독도를 품고 있어 늘 '민족의 섬 독도'를 포함시켜 자신을 소개한다. 남 의원은 울릉도에서 태어나 청년시절을 보낸 토박이 주민으로 누구보다 섬 주민들의 생활고를 몸으로 체득한 장본인이다.

그는 "울릉도는 여전히 개척 중"이라고 말한다. 교통 문제 때문이다. 실제 육지와 울릉도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해상운송이 유일하다. 40여년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울릉공항 건설이 시작됐지만 현재로선 여객선 운항이 육지와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편이다. 그러나 여객선은 수시로 운항이 중단된다. 파고가 높은 겨울철이면 울릉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긴다. 최근에는 소형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40여일이나 울릉주민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5일 이상 연속결항 상황도 세 차례나 벌어졌다.

남 도의원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울릉도 전천후 여객선 조기 취항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추진해 온 포항-울릉간 카페리여객사업자 선정과정에서 H해운의 집행정지신청과 법원결정 지연 등으로 조기취항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시위였다. 남 도의원은 "울릉도는 연간 100일 넘게 해상교통이 단절됨에 따라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비참하고 생계도 위협받을 정도"라며 "울릉군민들은 그동안 어떤 기상악화에도 운항이 가능한 전천후여객선 취항만이 울릉도가 살길이라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행히 지난해 말 카페리여객사업자 공모에 들어갔으나 적격여부를 둘러싼 법정다툼으로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H해운은 해수청의 반려처분에 대해 처분 취소 및 효력정지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인용함에 따라 대형 카페리 공모사업이 재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수청이 본안판결 종료까지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남 도의원은 "울릉군민은 카페리여객사업자로 어느 곳이 선정되든 관심 없고, 오로지 사업 집행정지신청에 대한 법원결정이 하루속히 내려져 사업자 선정절차가 빨리 정상화되기만 바랄 뿐"이라며 "전천후여객선 조기취항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도의원은 경북도 공무원 출신으로 초대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3연임)을 역임했다. 지난 2005년 48세에 공직을 그만두고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3번이나 낙선했다. 2014년 네 번째 도전만에 당선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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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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