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발의·공론화 추진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이 책과 뛰놀 수 있는 가장 가깝고 안전한 곳입니다. 방학이라고 열지 않는 건 아이들 권리를 침해하고 독서교육 기회까지 날려버리는 사회·교육적 낭비행위입니다."

이동현(사진·더불어민주당·성동1) 서울시의원은 "학교도서관은 무엇보다 교육과정에 꼭 필요한 자료들을 가장 많이 갖춘 최적의 교육 장소"라며 "독서교육 진흥을 줄곧 강조해온 교육계가 개방에 나서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사서단체에 따르면 서울과 대구 강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시·도가 방학중 학교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다. 서울의 학교도서관을 개방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학교와 교사단체 반발 때문이다. 사서교사와 교사단체들은 이 의원이 발의한 학교도서관 방학중 개방 조례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학은 신학기 대비업무, 교사연수 등으로 할 일이 많아 도서관 개방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또 개방권한을 교육감에게 주는 건 학교현장 자율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한다.

반면 1000여명에 달하는 초중고 도서관 사서들은 조례안에 찬성한다. 방학중 도서관을 닫거나 열어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탓에 학생들 독서교육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사서들은 정규직 사서교사와 달리 '방학중 비근무직'이라 도서관이 열리지 않는 방학에는 급여를 받지 못한다.

이 의원은 "반대가 있는 만큼 다양한 토론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생각"이라며 "서울시교육청 공론화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다수 학부모들도 개방에 찬성하는 만큼 조례 제정에 힘이 실리지만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현재 교육계 내부의 정규직·비정규직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조례안 상정을 보류하고 이해당사자와 시민들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학교도서관은 학교와 교사만이 아닌 학생과 지역 공동체를 위한 공공재"라며 "필요한 예산도 입학준비금처럼 서울시-자치구-교육청이 머리를 맞대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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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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