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뛰는 생활정치' 구현

"지방자치시대, 마을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채우석(57·사진) 경기 고양시의원은 고양시 공무원으로 29년을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본청 정책기획담당관 문화예술과장 공보담당관 등을 지냈다. 지역구인 일산동구에서 자치행정과장과 중산동장도 역임했다. 그러다 정년을 한참 남기고 생활정치를 하겠다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에 도전해 당선됐다. 그는 "오랜 공직 경험을 살려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시의원으로 생활정치, 마을정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채 의원 지역구인 중산·풍산·고봉동은 도농복합도시다.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꽤 있다. 그러다보니 주민자치위원회가 직접 농사를 지어 김치봉사를 한다. 채 의원도 이들과 늘 함께 한다. 여름엔 주민들과 함께 농사지은 열무로, 가을에는 배추·무로 김치를 담가 홀몸어르신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직접 농기구를 들고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일을 마다치 않는다.

지난해에는 풍산동 주민자치회 회원들과 함께 직접 손세정제를 만들어 나눠준 일도 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는 시기 손세정제 구입이 쉽지 않은 주민들이 있다는 소식에 직접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방식대로 세정제를 만들었다. 동지에는 팥죽을 쒀 나눠먹기도 한다.

그는 "고양시가 인구 108만명이 넘는 대도시이지만 여전히 옛 정서를 품고 있는 농촌마을도 있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정을 나누고 사는 시골 인심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며 마을 구석구석을 다닌다. 지난달에는 새벽녘에 안곡습지공원을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 울타리를 넘으려다가 낙상한 할머니 한 분을 구해드린 일이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곧바로 시 공원관리 부서와 협의에 쪽문과 나무계단을 만들었다. 채 의원은 "의회가 없는 날이면 늘 마을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행정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핀다"며 "주민들의 삶 속에 들어가면 저절로 할 일이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런 채 의원의 노력을 알고 있다. 그는 2019년 풍산동 주민자치회 회원들로부터 '발로뛰는상'을 받기도 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로 뛰어다니며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채 의원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상장이다.

["의정초대석" 연재기사]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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