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 악용한 불공정거래로

주가 폭락 위험 커질 수 있어

차액결제거래(CFD)가 증시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대형증권사들이 CFD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가운데 다음달 3일부터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CFD의 특징인 익명성을 악용한 불공정거래 증가와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폭락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발생한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 이후 CFD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 아케고스 사태는 코로나19 이후 다소 완화된 금융규제 및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잠재위험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금융 불안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이번 사태 여파로 아케고스에 자금을 댔던 투자은행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약 5조2700억원, 일본계 노무라홀딩스는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일본은행과 금융청이 자국 금융기관의 고위험 거래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미국 당국은 아케고스 사태의 핵심인 CFD 관련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의 문제점은 과도한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해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 극대화를 추구했으며, 주요 투자은행들은 수수료 수입을 위해 신용위험 관리에 소홀했고 거래 당사자들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CFD는 신용거래보다 더 큰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하락장에서 주식시장 폭락을 야기하는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국제증권거래위원회(IOSCO)에서 CFD 등 장외거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지나친 거래 위험 등을 지적하고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규제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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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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