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도전했다 낙마

'20대 남성' 대변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저 같은 청년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를 깨닫고 확실히 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당 대표에 도전했습니다."

20·30세대인 정한도(30·사진) 용인시의회 의원은 민주당 차기 당대표 경선에 도전했다가 낙마했다. 그의 도전이 '무모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정 의원의 목적은 분명했다. 정 의원은 "당의 변화를 위해 구체적인 과제 몇 가지를 꼭 제시하고 싶었는데 용인시의원이 이런 주장을 한다면 아무 관심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 18일 후보 소견을 통해 제 의견을 당원들에게 피력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정 의원이 제안한 혁신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 당 청년위원회 연령기준을 청년기본법상 청년인 만 34세 이하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현재 지역 청년위원장 대부분이 44~45세이고 사회적·경제적으로 안정된 분들이 정치활동을 하고 있어 2030청년들이 들어와도 선배들 뜻에 따를 수밖에 없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둘째 권위적이고 집단적인 당 문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등 소수의 지도부가 당원들의 의견을 듣거나 토론과정 없이 지침을 정하고, 이를 전체 지방의원들이 따라야 하는 당내 풍토에서 생산적인 정치활동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지침을 거부하거나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그럴 통로가 없고 지침대로 안하면 공천 등 불이익을 받을까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당이 청년들의 민생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인 일자리의 경우 공공기관의 고용확대와 중소기업 임금지원이 정부의 주요 대책인데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들어가지 않는 원인부터 치유해야 한다는 게 정 의원 생각이다.

그는 "일부 중소기업은 노동법은 물론 기본적인 상식도 지켜지지 않고 상사의 갑질이 만연하다"며 "그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건비만 지원해선 해결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젠더문제와 관련해서는 "20대 남성들은 비주류,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권과 언론이 여성문제는 많이 다루는데 20대 남성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별한 지원 정책보다 성평등 사회로 가고 있는 만큼 과거의 가부장 문화, 가정과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해소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당이나 지자체에서 청년정책을 추진할 때 청년들은 의견만 제시하고 결정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하는 걸 보고 아득함을 느꼈다"며 "청년들에게 결정권을 주고 그 결정을 지지해줘야 정치 효능감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표창원 전 의원의 인턴보좌관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용인 지역사무실에서 일하며 시·도의원들과 지역공약·정책을 다루는 일을 하다 직접 시의원에 출마하게 됐다.

정 의원은 "일이 어렵지는 않지만 공감해줄 세대가 주변에 없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다음 선거에서는 청년 의원이 두명 이상으로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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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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