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 금지만 하는 '잔소리' … 보수? 진보? 그때그때 다르다"

"불안하니 현재 행복에 충실 … 청년들의 정치효능감 높여야"

1983년생 장경태 국회의원은 30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장이다.

장 의원은 지난달 30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0대 공정은 정의"라며 "20대가 생각하는 공정은 기회의 보장, 평등"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주류에 들어가 있는 586세대에 "50대가 말하는 공정인 정의는 본인들이 답을 정해놓고 설득하는 공정"이라며 "2030은 당신도 공정할 수 있지만 나의 생각도 공정할 수 있다는 것이며 어떤 상황에 대해 미리 나에게 양해를 구해달라는 요구"라고 했다.

사진 이의종

그는 "10년 20년 뒤를 가늠하기 어렵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청년세대를 이기적, 보수화 등으로 규정짓는 것에 반대했다.

또 쏟아져 나온 청년정책에 대해 "금지하는 게 많다", "잔소리 정책"이라며 "청년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정책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 해결의지가 부족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릴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산 축적이나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이들이 미래의 주역이 됐을 때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청년들의 정치적 효용감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이익이 되거나 불이익이 되면 아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투표하는 문화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장 의원도 MZ세대다. 이 세대의 특징이라고 보나

40대가 데스크톱 세대라면 30대는 노트북, 20대는 모바일세대다. 또 과거에는 열심히 하면 뛰어넘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산 차이를 넘을 수 없는 세대다. 흙수저 계급론부터 이해해야 한다. 20대와 30대는 조금 다르다. 30대는 일정 자산을 축적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부동산 등에 대단히 민감하다. 20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산 형성이 안 될 것 같으니 부동산보다 가상화폐 등 다른 사다리에 관심이 많다. 대기업 공기업 등 소수의 안정된 정규직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수준만큼 어렵기 때문에 전통적인 노동시장에 대한 거부감도 많다. 평생직장 개념은 없어졌고 자조 섞인 욜로족, 니트족들이 나온다. 10년 20년 뒤를 가늠하기 어렵고 워낙 불안정하기 때문에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있다.

■ 이들이 이기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기 것을 찾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에 지역감정 등을 정치가 이용했듯이 지금은 젠더갈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정치가 20대를 갈라치는 발언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대는 남성 여성 모두 어렵다. 남성이 어려운 것은 여성 때문이 아니다.

■청년들의 공정은 무엇인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20대 관점에서는 불공정하다. 공정의 개념자체가 많이 다르다. 50대 공정은 정의다. 20대가 생각하는 공정은 기회의 보장, 평등이다. 비정규직 있었던 분들의 처우개선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채용 절차와 기준이 다른 데 동일선상에 놓고 전환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50대가 말하는 공정인 정의는 본인들이 답을 정해놓고 설득하는 공정이다. 2030은 당신도 공정할 수 있지만 나의 생각도 공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로의 사고에 대해 평등하게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대해 미리 나에게 양해를 구해달라는 요구다. 납득할 수 있는 룰(규칙)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 많은 청년정책들이 나와 있다

청년정책을 보면 잔소리 정책이다. 금지하는 게 많다. 잔소리다.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 반드시 대학을 다니고 대기업 공기업 정규직으로 가야 생활이 유지된다는 게 사회적 분위기다. 사회안전망도 비정규직이 더 어렵게 돼 있다. 좋은 근로조건, 좋은 소득 보장돼 있는 곳의 사회적 안전망이 더 공고하다. 거꾸로 설계가 돼 있다. 과거에 있었던 제도들만 가지고 21세기의 다양한 노동행태를 못 따라간다. 70년대식의 사회안전망을 40년이 지났으니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 영양실조 걸렸는데 진통제만 주고 있다. 임시방편이고 땜질식 처방이다.

또 사회 제도가 부모의 자산에 의존하게 돼 있다. 취업준비를 위한 청년수당이 6개월간 중위소득 150%이하에만 지원한다. 나머지는 취업준비비를 아르바이트로 충당해야 한다. 교통비도 65세 이상이면 무상으로 무임승차 가능하다. 여기엔 많은 자산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등 20대는 자산 축적을 못했는데 모두 같은 요금이다. 주거급여법에서도 20대는 빠진다. 독립생계를 하고 있는 20대도 많이 있는데 월세, 주거비 부담을 오롯이 홀로 져야 한다. 65세 이상은 국가가 지원해주고 20대는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는 입체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정책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 정치가 부족하다. 나오지 않은 대책이 없을 정도다. 해결의지가 부족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릴 뿐이다. 기본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게 50대 60대다. 가장 어이없는 말이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어서 고생을 사서도 한다'다. 아프면 환자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청년들이 정치권이나 정책결정과정에 많이 들어가야 한다.

■ 청년 때는 언제나 기성세대에 불만이 많고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한 것 아닌가

지금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과거의 문제와 다른 양상이다. 산업화 시대엔 배고픔이 있었다. 하지만 열심히 하면 계층을 올라설 수 있었다. 80년대에는 정치적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주거비나 취업 걱정은 없던 시대다. 21세기의 어려움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주거 불안이 크다. 이 세대가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데 지속가능할지 불확실하다. 자산 축적이나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이들이 미래의 주역이 됐을 때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 있겠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 2030세대는 정치에 무관심 한가

정치에 관심이 있느냐는 관점은 기성세대의 분류기준이다. 민주당, 국민의힘 등 정당구도는 어찌됐건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정치적 상황이고 선택지이다. 2030세대 입장은 각각의 상황, 시기마다 다르다. 여러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보수화됐다거나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할 수는 없다.

■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는 언제인가

청년들의 정치적 효용감을 높여야 한다. 이익이 되거나 불이익이 되면 아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투표하는 문화가 있다. 오히려 비정치적이거나 무관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다른 방식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SNS에 더 큰 관심이 있다. 대의기구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날적이(일기), 대자보 문화가 아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전환기라서 체계와 구성이 다르다 우리나라에는 '어르신 먼저'라는 '나이 문화'가 많다. 이것은 예우와는 다른 것이다. 태도와 자세의 문제다.

■ 정치가 2030 유권자에 어떻게 다가가야 한다고 보나

청년들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평가를 내릴 만큼 해야 한다. 그 의지는 정책실행이고 예산 반영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청년정책을 실행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

["2030세대를 말하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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