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르자 주식으로 관심 옮겨

“좁히기 어려운 자산격차에 분노”

‘계층 사다리가 사라졌다’고 보는 2030세대들은 ‘부동산’을 통한 자산확대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도 다소 늘어나는 추세다. 가상화폐 투자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또 이들은 부동산 가격과 주가지수가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청년들이 바라보는 자산 확장 방식은 무엇일까.

한국갤럽이 올 1월 12~14일에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을 물은 결과 아파트·주택(27%)과 땅·토지(14%) 등 41%가 ‘부동산’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주식’(25%), ‘은행 적금’(12%), ‘펀드’(2%), ‘가상화폐’(2%) 순이었다.

2030세대의 생각은 어땠을까. 20대(18~29세)는 주식(42%)을 ‘자산을 가장 잘 불릴 수 있는 방법’으로 지목했다. 30대는 부동산(52%)에 투자해야 자산을 늘릴 수 있다고 봤다. 20대와 30대는 각각 부동산(35%)과 주식(35%)을 두번째 ‘유리한 재테크 방안’으로 꼽았다. 부동산과 주식을 자산확대의 핵심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기간 저금리 상태가 유지되면서 적금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낮아졌고 펀드, 가상화폐에 매력을 느낀 2030세대는 그리 많지 않았다.

2018년 1월, 2019년 1월과 비교해 보면 20대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50%, 47%로 점점 떨어졌다. 올해는 30%대로 낮아졌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대에겐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더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부동산 투자를 포기한 게 아니라 부동산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40대 후반의 국회 모 보좌관은 “20대가 부동산이 아닌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고 규제도 강해져 투자가 어려워진 때문으로 이들 역시 주식과 가상화폐로 돈을 벌면 부동산을 가장 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30대 역시 2018년(64%)과 2019년 (61%)에도 부동산을 제 1 재테크 대상으로 꼽으면서도 올해 들어서는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여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30세대의 주요 불만은 고용악화와 기성세대와의 자산격차 확대”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좁히기 어려운 자산격차에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모든 것을 담는다는 의미)로 자산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모든 불만이 정부로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2030세대를 말하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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