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는 ‘과소대표’, 지방의회도 비슷 ··· “청년층 유독 저대표, 공정성 문제와 연결”

2030세대의 인구비중에 비해 심하게 ‘과소대표’되고 있는 곳이 의회다. 유권자 중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당선자 비율이 크게 낮다는 얘기다. 2004년에 선출된 17대엔 30·40대 국회의원이 급증했다가 18·19대 국회에서는 40·50세대가 장악하더니 20·21대 국회에 들어오니 5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60년대생, 80학번 대학생을 지칭하는 ‘86세대’가 나이를 더해가는 속도와 일치한다. 상대적으로 다른 세대는 과소 대표될 수밖에 없다. 특히 2030세대 는 유권자비율-당선자비율간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에 치른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20대(18~29세)와 30대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 대비 각각 17.9%, 15.9%였으나 당선자는 0.7%(2명), 3.7%(11명)에 그쳤다. 2030세대의 유권자와 당선자비율이 33.8%와 4.4%로 8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40대 역시 유권자(18.8%)에 비해 당선자(12.7%) 비율이 낮았고 60세 이상도 당선자(24.0%)비율이 유권자(27.9%)비율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50대 국회의원은 무려 59.0%를 차지하면서 유권자 비중(27.9%)의 2배 이상을 기록, 과도한 ‘과다대표’를 보여줬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선거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2018년 제7회 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의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과반(51%대)을 차지했다. 2030세대는 광역의회 의석의 5.6%, 기초의회 의석의 6.6%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한국선거학회는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청년의 대표성 향상과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이후 17대 국회에서 20~30대 국회의원 수는 23명으로 대폭 증가했다가 이후로는 30~40대 국회의원 수가 동반 하락하는 한편 50~60대 이상 국회의원 수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졌다”며 “최근 국회의원 총선거(19, 20, 21대)의 후보자와 당선인 연령별 비율을 살펴보면 선거 경쟁과정에서 청년층 과소대표 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방의회에서도 전반적으로 연령이 상향되는 동시에 청년 대표성이 축소되고 노인 대표성이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책임연구원인 윤광일 교수 등은 “연령계층별 인구수의 변화를 고려할 때에도 한국의 중앙 및 지방 의회 구성은 30대 이하 연령층에서 유독 저대표되고 있음을 인구구성비 변화 대비 대표성을 확인함으로써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며 “청년층의 낮은 정치 대표성은 공정성의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특히 기후나 식량, 환경 문제 등 미래세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청년 대표의 낮은 비율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2030세대를 말하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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