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일치 아닌 감각공유

일과 여가의 밸런스 필요

"일자리보다 노동자 인권"

"세대 간 노력, 퍼즐 맞춰야"

2030세대는 무엇을 원할까. 이들이 '요구'만 하고 기성세대가 '수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것이 뭔지가 궁금했고 또 그 물음에는 답까지 요구하는 이중성이 담겨있었다.

서이제 작가는 '노동'을 봤다. 노동은 성과를 위한 수단이기에 앞서 인권과 연결돼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노동 문제다. 모든 것을 관통하는 문제다. 노동자 인권문제다. 노동시간을 해결하지 않으면 변할 수 없다. 일자리가 중요하지만 포인트가 다르다. 앞선 세대는 일을 많이 해서 경제성장을 보고 성취감을 얻고 그런 세상을 봐서 노동력을 많이 투입해서 빨리 해내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안전에 소홀해지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가 대기업이 아니고 차별 없이 일하는 곳, 폭력적이지 않은 곳, 노동시간을 갈아 넣지 않는 게 좋은 곳이다.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는 것을 2021년까지 봐야 하는 게 충격적이다."

서 작가는 '왜 노동을 많이 하려고 하는지'에 의심을 품었다. 그런 사회적 구조의 변화를 독려하는 듯 했다. 일과 여가의 밸런스를 주문했다.

"너무 많이 위험하게 일하지 않고 주말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른들도 하고 싶지만 일을 하느라 못했을 것이다. 평생 일만 했는데 왜 자꾸 일하려고 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일과 여가생활의 밸런스 조절이 없었던 것 같고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까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모르거나 했을 것이다."

여가가 생기면 문화를 즐기게 된다. 그 '문화'와 '문화를 즐기는 삶' 속에 '행복'과 '소통'의 해법이 저장돼 있다고 했다.

"세대 간에 의견을 통일할 필요는 없다. 감각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정을 나누는 방식이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가족이 같이 영화를 보고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간격이 좁혀진다. '내 생각은 이런데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이 해법은 기성세대에게만 얹힌 짐이 아니다. 2030세대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기성세대가 받아 안고 숙제처럼 끌어가는 방식은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 수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고 싶다. 80년대 대학 다녔던 분들도 이해하고 싶다. 가끔씩 너무 다른 세상이어서 충격적이었다. 기성세대와는 항상 갈등이 있었다. 다르다고 인지되면 인지한 것으로 충분하고 그 다음에 뭔가 변화를 하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안 변하겠다는 것이다. 세대차이가 난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한걸음 나간 상태다. 이 사회가 더 좋아질까. 분명한 것은 하나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세대가 같이 노력해야 하고 조금씩 퍼즐 조각을 맞춰가야 한다. 이상적인 것 같지만 이것이 최선이다."

["2030세대를 말하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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