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사업보고서 반영 임박

IFRS 재단, 올해 11월 ISSB 출범

SASB-IIRC, 가치보고재단 설립

ESG 정보공개 표준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기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와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는 합병절차를 마무리하고 ESG 보고 프레임워크를 통합하기 위한 가치보고재단(The Value Reporting Foundation)을 설립했다. 국제회계기준을 제정하는 IFRS 재단은 오는 11월 ESG 회계 기준 제정을 위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창설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가 기업평가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며 장기적 가치창출 성과지표를 보고하기 위한 ESG 공시가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에 반영될 시기가 임박했다고 입을 모았다.


◆COP26, ESG 공시 중대한 변곡점 = 23일 금융투자업계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IFRS 재단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ESG 회계 기준 제정을 위한 ISSB 창설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와 세계경제포럼(WEF)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IFRS 재단에서 직접 새로운 위원회를 설립해 단일 ESG 보고 기준 제정을 요구해 왔다. IFRS 재단이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고, 기준 제정에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IFRS재단은 현재 ISSB 설립 후 신속한 기준 제정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제정될 기준의 기초 자료를 연구하는 실무단을 이미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ISSB는 TCFD(기후변화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와 SASB 기준, WEF의 SCM(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매트릭스) 등의 내용을 참고해 기준을 제정할 가능성이 높다.

자료 삼정 KPMG


◆SASB-IIRC 합병, 가치보고재단 설립 = 16일(현지시간) 재닌 기요트(Janine Guillot) 가치보고재단 CEO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후 변화 외에도 투자자가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에서 분석하는 모든 범위의 지속 가능성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산업별 공개는 기후 위험과 관련해 투자 의사 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등의 7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가치보고재단은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와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가 합병절차를 마무리하고 지난 9일(현지시간) 설립한 기구다.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 공시를 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를 제공해 온 두 기관은 향후 ESG 지표 및 공시 기준 간 용어 및 공시 방식의 차이, 여러 공시 시스템을 운용해야 하는 복잡성을 줄일 예정이다.

통합 프레임워크를 개발함으로써 기업과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과 기업 정보를 보다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IIRC는 금융, 제조, 사회 및 환경 자본 등 기업의 비재무 자본에도 주목해 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분석했고, SASB는 지속가능성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에 초점을 두면서 기업을 77개 산업으로 분류해 재무 중요성에 따라 여러 ESG 이슈별 산업 표준을 제공해 왔다.

가치보고재단은 보다 일관성 있는 기업보고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IFRS 재단,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 탄소공개프로젝트(CDP), 기후공시표준위원회(CDSB) 등 다른 공시 프레임워크와 표준 기관들과의 협력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특히 복잡하고 상이한 공시 프레임워크에 대해 IFRS 재단과 협력해 '블록 접근법(building block approach)'을 해결책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공시 표준을 지속가능한 이슈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IFRS 재단은 블록 접근법에 기반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예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SCM은 ESG 가이드북 = 회계업계는 WEF가 제시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매트릭스(SCM) 지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CM(Stakeholder Capitalism Metrics)은 WEF-IBC가 글로벌 빅4 회계법인들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GRI와 SASB 등 글로벌 ESG 공시기준과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만들어진 ESG 정보 보고기준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

SCM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타켓으로 만든 지표이자, 수십 개 달하는 ESG 관련 가이드라인, 인증, 지표들 중에 어느 것을 적용해야 할지 헤매고 있는 기업들에게 최소한의 중요한 것들만 콕 집어서 안내해주는 'ESG 가이드 북'과도 같다. 지난해 9월 공개한 SCM에는 올해 5월 현재 유니레버, 네슬레, 소니 등 글로벌 기업 78곳이 SCM 기반 정보공시 참여·지지를 선언했다.

김정남 삼정회계법인 파트너는 "SCM은 1973년 WEF에서 선언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기반 경영을 반영한 정보공시 표준"이라며 "SCM 지표 개발에는 투자회사와 ESG전문기관 등이 참여했는데 한국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한화자산운용, KT 등이 지표 개발에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이 주창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 이익만 중시하는 주주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개념으로 제시됐다.

빅4 회계법인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지표는 유엔의 2030 지속가능 개발 의제에 따르며 SCM은 기업이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해 특히 집중해야 할 4개의 핵심 키워드로 △기업(Governaernance, 지배구조) △지구(Planet, 환경) △사람(People, 사회) △번영(Prosperity, 경제)과 55개 지표(핵심 21개, 확장 34개)로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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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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