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노린 ‘연합 전선’

대세 입증하면 효과 미미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경선 공식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후보연합이 시작됐다. 지난 1월부터 나타난 여권내 이재명 경기지사 독주체제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 지사를 겨냥한 연합전선이 11일 끝나는 예비경선을 넘어 6명이 참여하는 본경선에서도 이뤄질 공산이 크다. 과반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하는 결선투표, 경선기획단의 흥행전략 등이 단일화 논의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이재명이냐 아니냐’는 기존 구도만 부각시킬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이 나온다.

후보등록 첫 날인 28일 정세균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예비경선 전인 7월 5일을 시한으로 정했다. 가치와 비전 중심의 단일화를 강조했지만 ‘민주당 적통 후보’를 표방했다.

이재명 지사에 거리감이 있는 민주당내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어 이른바 ‘빅3 구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4대기관의 6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21~23. 1006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의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33% 이낙연 11% 정세균 4% 추미애 3%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재명 51% 이낙연 20% 정세균 4% 추미애 4%였다.

두 사람의 단일화 합의가 예비경선 이후 후보간 ‘반이재명 연대’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책연대 등을 강조하지만 본질적으로 선두인 이재명 지사를 겨냥한 ‘반이재명 연합’의 구심점을 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선투표제가 적용되는 본경선에서는 2위권인 이낙연 전 대표도 후보간 합종연횡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후보간 연합이 실제 득표력으로 나타날지 여부다. 여권 차기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 독주체제는 1월이후 6개월째 이어진 현상이다. 3~4위권의 순위바뀜과 대조적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권교체론이 더 강한 여론지형은 1위 후보나 대통령과 차별화된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며 “이재명 지사가 우월적 위치에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 총리 등이 예비후보 시작 전에 단일화 카드를 꺼낸 것 자체가 후보 구도가 더 고착화되기 전에 단일화 논의를 촉발시켜 판을 흔들어 보자는 의미란 말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강점보다는 ‘반이재명 연합’ 성격이 지나치게 부각되면 오히려 이 지사 독주체제를 부각시키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여권 내에 정권교체에 대한 위기감이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이냐 아니냐로 흘러가게 되면 선두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대선경선 관전포인트" 연재기사]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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