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인 시의원

예결위원장도 '척척'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방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우승호 대전시의원(비례·사진)은 올해 만30세로 청각장애인이다. 인공달팽이관을 이식받아 외부 소리를 연결하는 장치를 항상 착용하고 있다. 여기에 실시간 자막으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문자통역사가 항상 함께 한다.

이 같은 중증장애인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대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우 시의원은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지만 공무원 등 주변사람들의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 시의원의 의정활동 중심엔 '장애인'과 '청년'이 있다.

그는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육청 장애학생 편의지원 조례'를 제정하는데 앞장섰다. 우 시의원은 "그동안 장애학생 편의지원은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 사이에 개별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이를 교육청이 장애학생 편의지원을 주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이 매년 장애학생 편의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장애가 발견되면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도록 했다. 이 조례는 그 해 더불어민주당 우수조례로 선정됐고 대전교육청에 이어 세종교육청에도 도입됐다.

서울시 모범을 따라 2020년 '대전시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에 관한 조례' 제정도 함께 했다. 해당 조례는 장애인의 의사소통 권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의사소통권리증진센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청각장애인인 만큼 공공시설 청각장애인의 편의시설 설치와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우 시의원은 "대전시와 출연출자기관 등의 영상물에 반드시 자막이나 수어통역을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년의 입장을 시와 시의회에 반영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주거와 교통문제다.

우 시의원은 "청년임대주택 면적의 경우 서울시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대전시와의 차이를 무시한 기준"이라며 "임대주택이지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면적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대전시는 행복주택을 추진하며 2019년 기존보다 넓은 7.9평, 10.89평을 추가했다.

대전시 공영자전거 '타슈'의 사용료를 2022년부터 1시간 이내는 무료로 전환하도록 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공영자전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장애인과 청년만 관심사는 아니다. 1993년 대전엑스포의 상징인 '꿈돌이' 캐릭터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해 꿈돌이의 부활을 선도했다.

우승호 시의원은 "대전에서 사회복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더불어민주당 비례의원에 도전했던 그 마음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의정초대석" 연재기사]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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