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여파 민심 가늠자

"수도권 선택에도 영향"

대장동 의혹이 대선판을 흔드는 가운데 다가오는 PK(부산울산경남)지역 민심에 관심이 쏠린다. 여권의 최대 전략지면서도 비우호 지역으로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말 호남을 거치면 수도권 투표를 앞둔 PK지역 순회경선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PK지역의 선택은 전통적으로 호남·수도권과 함께 민주당 대선전의 가장 큰 전략지역으로 꼽혀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민주당의 성지와 같은 상징성에 더해 수도권에 이은 최대 유권자를 보유한 곳이다. PK지역을 대표한 김두관 의원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인데다 동정론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호남과도 결이 다른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 간 대결의 대세를 사실상 판가름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PK지역의 여권 대선 주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권역으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추석 직전인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출마 인물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PK지역(조사사례수 150명)의 호감도는 23%에 불과했다. 고향이 경북 안동인 것이 반영된 TK지역 호감도 30%보다 낮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에 대한 PK지역 호감도는 20%로 TK지역 및 충청권과 함께 가장 낮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비호감도 역시 이 지사는 69%, 이 전 대표 70%로 대동소이했다. 이 역시 TK지역과 함께 가장 높은 지역들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에 대한 PK지역 호감도는 갤럽의 이전 조사와 비교하면 더 떨어지는 추세다. 8월 조사에서 이 지사의 PK지역 호감도는 37%, 비호감도 51%였던데서 이번 조사는 크게 떨어졌다. 이 전 대표는 8월 조사에서 호감도 19%, 비호감도 64%인 것에 비해 비슷하다. 다만 비호감도는 더 올라간데다 3월 조사에서 PK지역은 29%의 호감도를 보여줬던 것에 비해서도 내려간 추세다.

PK지역의 정권교체 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한국갤럽의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조사에서 PK지역의 정권유지 의견은 22%로 TK지역 23%보다 낮았고 정권교체 의견은 6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PK지역은 문 대통령 직무수행평가에서도 가장 인색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데다 민주당 지지율에 있어서도 TK지역과 함께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PK지역은 호남보다 더 추석 이후 민심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의 승부를 가를 분수령 지역이 될 것"이라며 "마지막 순회경선을 남긴 수도권도 PK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호남경선 앞두고 명-낙 난타전 … '원팀' 가능할까
호남대전 변수, '추미애 부상' … '이재명 과반'에 악재될까
이재명캠프 "화천대유, 통큰 공공기여 기대"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곽재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