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두배 늘어

"일시상환대출 비중 높아 위험"

새해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의 부채가 양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크게 늘면서 부실 위험도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이 18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27만2308명으로 전체 개인사업자 채무자(276만9609명) 가운데 9.8%를 차지했다. 부채를 안고 있는 자영업자 열 명 가운데 한 명은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셈이다.

다중채무자의 증가속도도 코로나19이후 급속히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말 규모(27만2308명)는 2019년 말(12만8799명)에 비해 불과 2년 만에 111.4%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2017년 말(9만2792명)에서 2019년 말까지 2년간 늘어난 38.8%에 비해 3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중채무자가 끌어안고 있는 빚의 규모도 157조원으로 자영업자 전체 대출(632조원)의 24.8%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억7655만원으로 자영업자 평균 대출금액(2억2819만원)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발표는 자영업자의 개인사업자 대출만 집계한 것이어서 정확한 실태를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을 영위하는 개인자업자들은 사업자대출과 함께 개인대출도 상당수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통계를 내면서 자영업자의 사업자대출과 함께 일반 가계대출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상환부담이 큰 일시상환대출이 45.6%를 차지해 급속한 금리 인상시기에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무는 저금리시대, 부채의 늪 심각" 연재기사]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