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선 최대 이변

"일로 은혜 보답하겠다"

"부여군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낸 덕분입니다."

17일 충남 부여군청에서 만난 박정현(사진) 군수는 인터뷰 내내 "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부여군수 선거는 이번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부여군은 김종필(JP) 전 총리의 고향으로 대표적인 보수지역이다. 실제 지난 3월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는 19.11%p 격차로 압승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치러진 군수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박정현 후보는 여당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62.02%를 얻어 24.05%p 격차로 압승했다. 단순계산으로 43%p를 뒤집은 것이다. 현직 군수라는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쉽게 뒤집기 어려운 수치다.

지역에선 이 같은 결과를 지난 4년 성과 때문으로 풀이한다. 부채 전액 상환, 군 재정 1조원 돌파, 코로나19상황에서 충남 첫 재난지원금 지급, 지역화폐 모범적인 운용, 충청권 첫 농민수당 도입, 군 최초 일반산업단지 유치, 금강대교 건설 확정 등이다.

여기에 군민의 자긍심을 높인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부여군은 16일 3권으로 구성된 '사비백제사'를 펴내는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부여(당시 사비)가 백제의 수도였을 당시 역사를 담은 책이다.

박 군수는 "폄훼되고 왜곡된 사비 백제사가 마치 정설처럼 고정된 현실을 바로잡고 싶었다"며 "군민과 출향인사들이 고향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부여 출신 독립운동가 163명을 발굴한 것도 같은 이유다.

박정현 군수는 앞으로 4년간 중점사업에 대해 "군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일반산업단지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부여군은 최근 군 최초로 홍산면 일원에 47만㎡ 규모의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확정지었다.

박 군수는 "농업과 관광만으로 구성된 부여군 산업구조에 공업 등을 추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구소멸 부여군을 지속가능한 부여군으로 바꾸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박 군수가 구상하는 산업단지 방향은 농업전문 산업단지다. 부여는 충남과 전북 농업지역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지역이다. 국내 대표적인 시설원예농업지역이며 스마트팜 선도지역이다. 그는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식의 주장은 군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우리 지역에 맞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산업을 중심으로 조성한다면 들어오는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에도 고민은 있다. 박 군수는 "산업단지 조성이 처음이라 부여군 경험이 많지 않다"면서 "처음부터 잘하는 곳은 없다는 생각으로 학습과 경험을 쌓아나가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당선인에게 듣는다" 연재기사]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윤여운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