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대통령·시장 '공약비빔밥'

민원창구 혁신해 공공서비스 질↑

"설계도가 꼼꼼해야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30분 생각하고 3시간 일하는 것보다는 3시간 생각하고 30분만에 일을 끝내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당선인은 지역에서 35년간 언론사를 운영했고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조직본부 총괄본부장을,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사진 마포구 제공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당선인은 "구청장의 1시간은 주민 38만명으로 따지면 38만시간이나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어야 한다"며 "민선 8기가 시작되는 7월 1일부터 능숙하게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8년 공공행정과 서비스업계 동향을 취재·보도하는 매체를 창간한 이후 35년간 마포에서 언론사를 운영해왔다. 박 당선인은 "사회를 가장 잘 알고 잘못됨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행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며 "잘 꾸려갈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28일 마포구청장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지역 최대 현안은 개발이다. 지리적 여건과 비교해 개발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서울시청을 비롯해 서울역과 용산역, 국회의사당 등이 20~30분 거리에 있는데 경기도와 경계지역이라 난지도 화력발전소 등 혐오시설이 들어섰다"며 "그간 희생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할 시기"라고 단언했다.

실제 마포 전역에 49곳 137만6000㎡ 규모 정비구역이 지정돼있다. 상암동 미개발지역과 서울시 부지인 석유비축기지 개발, 케이팝 공연장 건립 등도 있다. 당선인은 "대부분 권한은 정부와 서울시가 쥐고 있지만 구청장 의지가 중요하다"며 "주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 '우는 아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당선인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 선거기간 '연중 3회 이상 마포에서 업무를 보는 현장시장실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에 자주 손을 벌려야 하는데 입만 갖고 되겠어요? 서울시 시범사업을 마포에서 가장 먼저 시험할 겁니다."

박 당선인은 "서울시처럼 마포도 '(약자와) 동행국'을 만들어 모든 부서·사업과 연계시키겠다"며 "굳이 구청장 공약이 아니어도 주민이 행복할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지역공약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대통령과 시장 구청장이 원팀이 돼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며 "대통령·시장 공약에 구청장까지 비빔밥 공약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했다.

임신·출산·산후조리까지 책임질 구립 '햇빛센터'나 75세 이상 주민을 위한 효도급식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에서 집중하는 약자와의 동행, 국가적 과제인 출생률 높이기와 초고령사회 대응 일환이다. 한두개 동부터 시작해 가능성을 타진한 뒤 지역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창구는 많은데 앉아있는 직원은 적어요. 기다리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주민들 시간을 버리는 거죠."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이 가장 가까이서 접하는 동주민센터 민원창구부터 변화를 줄 예정이다. 박 당선인은 "인력을 재배치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낭비되는 인력과 예산을 줄이겠다"며 "노년층 등 업무처리체계에 익숙지 않은 주민들을 돕는 민원도우미도 둘 것"이라고 약속했다.

"초선·재선·3선에 연연하면 소신행정을 못합니다. 일로만 승부를 걸겠습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당선인은 "여야 정치인 누구에게도 빚진 것 없이 오직 주민 지지로만 당선됐다"며 "주민만 섬기는 행정을 통해 '구청장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당선인에게 듣는다" 연재기사]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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