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환경·돌봄체계 바꿔

살기좋은 '경제특례시'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는데 125만 수원시민이 다 참여해 투표로 결정한다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도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모바일 앱 '누구나 시장'을 통해 직접민주주의를 꼭 구현하고 싶습니다."

이재준(사진) 경기 수원특례시장은 지난 5일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대의민주주의와 함께 '직접민주주의'를 시정의 한축으로 삼고자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민선 5~6기 때 수원시 제2부시장을 역임하며 '도시정책 시민계획단' 구성 등 다양한 시민참여 정책을 도입했다. 공무원 주도로 전문가 용역을 통해 만들던 '도시계획'을 시민들이 참여해 만들기 시작한 이 정책은 초등학교 4학년 국정교과서에도 실렸다. 이 시장은 "과거 부시장 때 도입한 오프라인 시민참여정책들은 대체로 성공했다"며 "올해 소망 가운데 하나가 온라인 시민참여 실험을 꼭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인 '누구나 시장' 앱은 4월 운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 시장은 앱을 통해 시민 누구나 손쉽게 시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시정 주요현안에 대한 실시간 찬반투표도 해볼 생각이다. 문제는 이 앱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가입하느냐다. 이 시장은 "공공 앱 가운데 성공적인 것이 지역화폐 앱으로 수원시민 125만명 중 70만명이 쓰고 있다"며 "시민에게 직접 이득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시정에 참여하면 포인트를 줘 지역화폐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시장' 앱과 함께 혁신적인 민원서비스를 제공할 '혁신통합민원실(가칭)'도 준비 중이다. 혁신통합민원실에는 역량있는 공무원들을 배치해 민원인 대신 직접 담당부서에 가서 협의해 결과를 알려주는 등의 방식으로 민원업무를 해결할 예정이다. 민선 8기 들어 시작한 '현장 시장실'도 임기 동안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이 시장은 "올해 수원시의 시정기조를 '시민 공감'으로 정했다"며 "지방행정은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시민의 손으로 각종 시정을 집행할 수 있도록 골격을 잘 짜고 수단을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며 그 중 한축이 '주민자치'인데 시의회가 관련예산을 대폭 삭감해 아쉽다"며 "해당 지역주민들이 설계한 정책을 뒷받침할 예산인 만큼 최대한 설득해 추경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올해 주력할 사업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맞춤형 지원정책으로 기업들이 찾아오는 수원시를 만들고 소외되는 시민이 없도록 돌봄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 시민 모두가 편안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시장은 "시 예산의 41~45%를 복지비로 쓰는데 체감도는 낮고 800개 복지항목으로 나눠 주니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고 수혜대상이 아닌 사각지대도 많다"며 "돌봄 홍반장 등 주민과 마을이 중심이 되는 수원형 통합돌봄체계로 전환해 든든한 울타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은 "'새로운 수원, 편안한 시민'을 뜻하는 '신정안민(新定安民)'을 신년화두로 정했다"며 "수원시를 경기도 대표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특례시의 표본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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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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