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범죄의 10.2% 차지

최근 법원은 전북 김제시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마을 주민 A씨를 자신의 화물차로 들이받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70대 B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B씨는 30년 전부터 갈등관계였던 이웃주민 A씨에게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범죄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체 범죄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고령층 범죄는 늘면서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5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분기별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65세 이상 고령범죄자는 3만695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4분기 3만5458명에 비해 4.2% 증가했다.

전체 범죄가 2021년 4분기 41만7238건에서 지난해 4분기 41만4708건으로 감소한 반면 고령범죄자는 증가하면서 전체 범죄에서 고령범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0%에서 10.5%로 0.5%p 상승했다.

연간으로 보면 전체 범죄는 2017년 181만7860건, 2018년 172만8795건, 2019년 175만7846건, 2020년 170만6942건, 2021년 153만511건을 기록했다. 점차 줄어들던 범죄 건수가 코로나19를 겪으며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 방역이 완화됐지만 전체 범죄 건수는 157만629건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령범죄자는 2017년 12만562명에서 2018년 12만9657명, 2019년 14만4735명, 2020년에는 14만9144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2021년에는 13만7562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13만7647명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체 범죄에서 고령범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6.6%에서 2020년 9.3%로 올랐고, 202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0.2%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고령범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한국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인구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8000명으로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17.5%로 늘었다. 통계청은 오는 2025년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이 20.6%로 올라가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범죄가 갈수록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경호경비학회의 '초고령사회 전환기에 노인범죄 발생 원인과 그 대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범죄의 주된 원인으로 노인부양부담 증가에 따른 갈등, 가족과의 불화, 사회로부터의 소외 등과 함께 퇴직으로 인한 수입원 상실이 꼽힌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고령범죄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고령범죄자 수가 가장 많은 범죄유형은 재산범죄(1만1973명)였다. 다음으로 교통범죄(7615명), 폭력범죄(6050명), 강력범죄(708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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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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