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397개의 햄버거체인을 운영하는 인앤아웃이 처음으로 지점폐쇄를 단행한다. 인앤아웃 창업 후 75년 간 지점폐쇄는 처음 있는 일이다. 폐쇄사유는 바로 범죄로 인한 치안불안이다. 지난달 23일 인앤아웃은 공식입장문을 통해 “고객과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자동차털이 무장강도 재산강탈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오클랜드 지점을 영구폐쇄한다”고 밝혔다.

인앤아웃은 품질관리를 이유로 타인에게 로열티를 받고 영업권을 주는 프랜차이즈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지점확장 등도 잘하지 않는다. 게다가 다른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체인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라 손님이 항상 많아 지점폐쇄는 너무도 예상 밖이다.

인앤아웃은 다른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냉동고가 없다. 모든 재료를 냉장상태로 사용한다. 냉동감자를 쓰지 않고 생감자를 잘라서 튀긴다는 점 때문에 갓 튀긴 담백하고 신선한 프렌치프라이를 먹을 수 있어 필자가 애용하지만 주문 후 조리를 시작하는 방식이라 음식 나오는 게 너무 오래 걸려 성질 급한 필자는 가끔씩만 찾는다.

데니 워닉 인앤아웃 최고운영책임자는 “오클랜드 지점은 항상 붐비고 수익성이 좋지만 직원들에게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1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점으로 옮겨가거나 퇴직금 패키지를 받고 퇴사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잦은 범죄와 도심 외출 기피의 악순환

캘리포니아 서부해안의 주요항구이며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에서 잦은 범죄발생 → 주민의 도심나들이 기피 → 범죄확대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과 기업들은 공공안전문제 때문에 도심에서 철수했다. 그로 인해 거리로 나오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었고 강도와 기타 범죄의 기회가 더 많아졌다.

오클랜드의 사업체를 대표하는 코리아타운 노스게이트의 샤리고 디네즈 전무이사는 “나는 사람들이 두려워해서 집에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며 “왜냐하면 사업체들은 당신이 나와야 하고 거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나올수록 더 안전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면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인앤아웃을 시작으로 안전 때문에 오클랜드를 떠나는 업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데니(Denny’s)도 공공안전 문제를 이유로 54년 이상 된 오클랜드 유일의 지점을 폐쇄하기로 했다. 카이저 퍼메넨테는 오클랜드 시내 사무실에서 일하는 많은 직원들이 2023년 하반기 무장강도 차량절도 및 기타 범죄의 희생자가 됐다고 말했다. 카이저는 직원들에게 점심시간에 건물 내에서 식사할 것을 권장하는 메모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록스는 경비원들을 고용해 역 주차장 식당 커피숍에서 사무실까지 직원들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경찰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와 인접한 오클랜드 지역의 경우 절도는 전년대비 23%, 차량털이는 44%까지 늘었다. 특이한 점은 보통 도시가 쇠락하면 주변 도시의 치안도 덩달아 악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오클랜드는 주변 지역과 달리 유난히 치안이 나쁘다는 사실이다. 오클랜드와 가까운 산호세 등지는 치안이 안정적이다.

트레바리드 오클랜드 시의원은 “오클랜드는 사실상 비상사태”라며 “오클랜드 시장실에 경찰인력을 더 확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입장을 냈다.

지난 9월 오클랜드 시내 사업자들은 시와 주 지도자들에게 이 지역의 안전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하루동안 직장을 떠났다. 범죄증가로 인해 일부 오클랜드 사업자들은 도시에서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오클랜드 경찰은 이웃에게 침입자를 알리기 위해 경적을 사용하고 문과 창문에 보안막대를 설치할 것을 주민들에게 권고했다.

범죄 증가한 정확한 이유 몰라

지난해 살인 총기 폭행 및 기타 대부분의 폭력범죄는 미국도시에서 감소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돈다. 형사사법정책기관인 형사사법위원회(CCJ)가 38개 도시의 범죄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살인건수는 2022년에 비해 10% 감소했다(여기에는 오클랜드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다른 범죄들이 증가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자동차절도는 105% 증가했다. 2023년 국회의원들과 언론으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었던 상점절도사건 보고는 22%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CCJ 회장 아담겔브는 “2020년에 시작된 급격한 추세상승 배후에는 큰 사회적·경제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도시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적 요인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클랜드에서 범죄가 증가한 이유를 설명하는 쉬운 답은 없다. 일반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범죄학자들은 말한다. 형사사법위원회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사람들의 일상활동과 정서적 경제적 스트레스 수준의 변화, 경찰관행의 변화, 법집행에 대한 대중의 신뢰붕괴,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의 중단 또는 축소는 범죄학자들이 제시하는 이론 중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오클랜드만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무리다.

오클랜드의 경찰서비스와 폭력예방 프로그램 삭감이 원인일 수 있다. 오클랜드와 캘리포니아 전역의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노숙자 야영지가 인도와 고속도로 우회도로 등으로 확산됐다. 노숙자 인구의 증가가 공공안전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숙자가 집에 있는 사람보다 범죄자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경찰과 법집행 옹호단체들은 거리에 더 많은 경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클랜드는 약 1년 동안 경찰서장이 없었다. 기업 경영인들은 불법선팅 창문이 있는 차량에 대해 경찰의 교통정지를 허용하고 거리 순찰을 늘리는 등 오클랜드 상업지구에서 더 강력한 공공안전 정책을 펴달라고 요구했다. 셩타오 오클랜드시장은 지난해 취임한 이래 경찰서에 대한 투자, 폭력예방 강화, 범죄네트워크 와해를 위한 기술활용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인 지역사회안전계획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순찰대가 대안될 수 있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오클랜드의 범죄단속을 돕기 위해 120명의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경찰관이 법집행 작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에서 “샌프란시스코만 건너편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전역의 범죄율이 감소하고 있는데도 오클랜드는 반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아름다운 도시와 주변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놀랍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나는 오클랜드와 이스트베이의 근면한 사람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안전감을 회복하기 위해 캘리포니아고속도로 순찰대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CHP의 작전은 자동차절도, 화물절도, 소매범죄, 폭력범죄 및 눈에 잘 띄는 교통단속에 중점을 둔다. 번호판 판독기 기술과 공중지원을 포함한 특수 CHP장치도 작전 중에 사용될 것이라고 주지사 사무실은 밝혔다.

이번 조치는 오클랜드 메트로폴리탄상공회의소와 오클랜드시장 셩타오를 포함한 지역단체와 정치인들의 주정부 지원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 1월 오클랜드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새크라멘토를 방문해 주지사를 직접 만났다.

셩타오 오클랜드시장은 뉴섬 주지사에게 “오클랜드시는 법집행과 수사를 늘리고, 경찰채용을 늘리고, 지역사회 및 폭력개입 노력에 투자하는 등 흐름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공공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더 많은 범죄자에게 책임을 묻고 오클랜드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법집행자원을 제공한 뉴섬 주지사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민원 캘리포니아주 변호사·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