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선당후사’ 내세우며 정계복귀 선언

이재명에 각 세운 정세균·임종석, 총선 지원

‘70년대생’ 강훈식·박용진·이탄희 행보 주목

거물과 다투는 김두관·이광재 선거결과 관심

총선 이후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는 후보군들이 속속 고개를 들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천 과정과 경기북도 발언 등에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총선 이후 ‘교섭단체 구성’까지 노린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천배제된 ‘친문’과 ‘86세대’ 핵심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반명’ 핵심인 박용진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전 총리, 친노 인사인 김두관 후보, 이광재 후보와 박지원 후보 등도 총선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경쟁자 자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70년대 학번인 강훈식 후보와 이탄희 의원도 ‘차세대 리더군’에 들어가 있다.

‘저기까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직자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에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26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 대표가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총선 직후부터 당대표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총선 공천이후엔 당대표와 후보간, 국회의원간 갑을관계가 달라지는 만큼 앞으로는 당선자들이 총선이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경쟁자에 김동연 경기지사와 함께 조국 대표가 들어왔다. 총선 과정에서 외곽에 있는 김동연 지사의 목소리가 커져 주목된다. 김 지사는 전날 이재명 대표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강원 서도’로 표현한 것을 두고 “지방자치와 국토 균형발전은 민주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라며 “이 대표가 됐든, 민주당의 누가 됐든 이 같은 방향을 거스르는 일은 맞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북부 재정에 대한 대책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의 공천파동이 확산되고 있던 지난달 20일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이 위기다.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을 비판했다.

이 대표의 경쟁관계에 선 조국 대표의 행보도 눈에 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선을 명확히 그었다. 총선 이후에도 민주당과 협력하면서도 경쟁구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인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10여석을 확보하고 무소속이나 소수정당과 결합해 교섭단체 구성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 1심 속행 공판 출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포용적인 이미지를 보여준 김부겸 전 총리의 행보는 이재명 대표와 차별화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총선을 계기로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이 대표를 향한 공천파동에 강도 높게 목소리를 냈고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임종석 전 실장과 박용진 의원의 공천을 주문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고 당 통합과 총선 승리만을 외쳤다. 김 전 총리 측근인사는 “여러가지 요구를 이 대표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만두고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김 전 총리는 당이 어려울 때 도와줘야 한다는 입장으로 그냥 있을 수만은 없지 않나”라고 했다. ‘선당후사’를 내세워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실 실장과 이 대표에 대해 각을 세워온 정세균 전 총리는 개인 자격으로 총선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어 총선을 지휘하는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맡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힘이 크게 빠진 친문세력과 86세대의 얼굴로 평가받는 임 전 실장과 ‘역할’을 찾고 있는 정 전 총리가 어떤 승부수를 던질 지 관심이다.

민주당내 최대 의견그룹인 더좋은미래 대표이면서 ‘전략통’인 충남 아산을 강훈식 후보와 연동형비례대표제 고수를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원칙론자’로 불리는 이탄희 의원 역시 주목받는 ‘70년대생’이다. 공천과정에서 ‘비명횡사’의 대표주자로 지목된 박용진 의원의 행보도 관심이다.

총선에 나선 김두관 후보, 이광재 후보, 박지원 후보, 정동영 후보 역시 당대표와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인사들이다. 김 후보는 경남 양산을에서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며 낙동강 벨트 사수에 앞장서고 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대선주자급인 안철수 후보를 경기 분당갑에서 만났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나온 박 후보와 정동영 전북 전주병 후보는 각각 81세, 70세의 고령으로 ‘돌아온 올드보이’로 불리지만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총선 이후엔 당대표에 도전하거나 대선 주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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