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멈추자 지하철로 몰려

무료셔틀 등 비상대책 가동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큰 혼잡이 벌어졌다.

시내버스 노조가 28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하면서 버스 운행이 멈췄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환승구간이 평소보다 많은 출근길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이제형

시내버스는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차편이 끊긴 와중에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출근길 혼란이 가중됐다. 버스가 멈추자 지하철역으로 출근길 인파가 몰려 큰 혼잡이 발생했다. 종로로 출근하는 시민 오 모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 지하철 도착이 지연됐고 이미 승객들이 가득했다”며 “역에 설 때마다 승객들이 몰리면서 평소보다 회사에 도착한 시간이 30여분 늦어졌다”고 말했다.

파업 소식을 듣지 못한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도착버스 안내문구 대신 빨간 글씨로 ‘차고지’ ‘종료’라는 글씨가 떠 있었다.

파업으로 멈춘 버스는 전체 서울 시내버스(7328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에 달한다. 일부 운행하는 버스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버스 회사와 서울시가 합의해 결정했다. 운행하는 버스들은 임금협상 기간이 달라 이번 파업 대상이 아니다.

시는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202회까지 늘렸다. 막차 시간은 새벽 1시에서 2시로 연장했다. 지하철 출퇴근을 빠르게 연계하기 위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민·관 차량 400여대를 투입해 운행이 중단된 시내버스 노선 가운데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거점과 지하철을 오간다.

앞선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은 지난 2012년 있었다. 당시엔 20분간 부분 파업만 진행됐다.

시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운행 간격 유지 등 안전 문제 때문에 지하철 운행을 더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사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는 만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준공영제인 서울 시내버스 특성상 파업에 따른 여론 악화에 민감하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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