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성적표’ 모디 총리 3연임 유력 … 44일간 투표 후 6월 4일 개표

인도 총선 1단계 투표 전날인 18일, 하리드와르의 한 투표 재료 배포 센터에서 선거 관계자들이 전자투표기(EVM)를 수령한 후 모여 있습니다. 약 10억 명의 인도인이 4월 19일부터 6주 동안 진행되는 의회 투표에서 새 정부를 선출하기 위해 투표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인구 14억명의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가 19일(현지시간) 6주간의 총선 대장정에 들어갔다. 9억7000만명에 이르는 인도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부터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무자파르나가르 등 전국 102개 지역구에서 투표를 시작했다.

이날부터 마지막 투표일인 6월 1일까지 28개 주와 8개 연방직할지에서 총 7단계로 치러지는 44일간의 일정이다. 개표는 6월 4일 하루 동안 이뤄지고 결과도 당일 발표된다.

최다 득표자 1명이 당선되는 소선구제인 이번 총선에선 임기 5년의 연방 하원의원 543명을 선출한다. 유권자들은 히말라야 산악지역과 밀림, 사막 등 오지를 포함한 전국 105만여개 투표소에서 전자투표기(EVM)를 이용해 한 표를 행사한다.

이번 총선은 집권 여당 인도국민당(BJP)이 친여권 정당들과 손잡고 결성한 국민민주연합(NDA)과 제1야당 인도 국민회의(INC)가 20여개 군소 야당 등과 연대해 꾸린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이 경쟁하는 구도다.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압승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민주연합(NDA)이 전체 543석 가운데 4분의 3가량인 399석(73.5%)을 차지할 것이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는 한 정당이나 정치연합이 총선에서 연방하원 과반의석(272석)을 차지하면 정부를 구성해 이끌어간다. 이에 따라 BJP를 이끄는 모디 총리는 3연임이 유력하다. 이는 인도 국부로 추앙받는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의 기록(3선)과 동률이다.

여권의 압승 전망은 모디 총리 집권 기간 높은 경제성장률이 배경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영향을 받던 시기를 제외한 기간 높은 경제성장률은 기록한 인도는 2023~2024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도 약 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디 정부에 대해 저조한 일자리 창출 실적과 빈부격차 완화 실패 등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경제학자 산토시 메로트라는 EFE 통신에 “(모디) 정부는 늘 국가 챔피언(대표)을 육성한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며 “그것이 그들이 불평등 심화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런 지적도 경제성장 등 ‘긍정적 요소’에 압도되는 분위기다.

모디 총리는 향후에도 경제 성장에 집중, 현재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인도를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강화, 복지 프로그램 확대 등을 내세웠다.

야권은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이끄는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을 통해 모디 총리 3연임 저지에 나섰다.

INC를 주도하는 야권 핵심 지도자이자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자 라훌 간디 전 INC 총재는 모디 정부가 인도 실업문제 해결에 실패했다고 강조한다. 또 모디 정부가 집권 기간 인도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은 물론 사법당국을 악용해 야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야권은 또 모디 정부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인구의 80% 가량인 힌두교도를 자기편으로 결집하고 무슬림과 기독교도 등 소수인 비힌두교도를 차별하는 ‘갈라치기’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간디 전 총재의 리더십 부재와 이에 따른 INDIA의 결집력 부족 등으로 야권 주장이 먹힐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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