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보리서 거부권

2011년 이어 두 번째

팔레스타인 국가수립의 유력 방법으로 추진된 유엔가입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두고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보리는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19일 오전 6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논의한 뒤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12개국 찬성, 2개국 기권이었지만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건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그때도 미국이 반대 입장을 표명해 무산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두 국가 해법을 향한 진전의 실패는 이 지역 수억 명이 지속해서 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게 될 불안정과 위험만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미국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그간 대외적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주장해 온 미국의 발언이 사실과 다름이 드러난 셈이다.

특히 이날 비영리 뉴스매체인 더 인터셉트(The Intercept)가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입수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 가입이 무산되도록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로비한 정황까지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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