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재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잔여 항목 일체

지분법 손익 제외로 지주사 영업이익 대폭 감소

오는 2027년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 18이 적용되면서 재무제표 손익계산서에 있는 영업이익에 대한 개념이 확 바뀐다. IFRS 18은 영업이익을 투자·재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잔여 항목 일체라고 정의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매출에서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관리비를 차감한 금액을 별도의 영업이익(K-IFRS 영업이익)으로 정의해 적용해 왔다. 기업이 일정 기간 본업을 얼마나 잘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가장 익숙한 지표의 개념이 달라지면서 상장기업들과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회계기준제정 기구포럼(IFASS)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수 로이드(Sue Lloyd)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부위원장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 9일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에 관한 새로운 기준인 IFRS 18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 기준은 2027년 1월 1일부터 IFRS를 적용하는 180여개국에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IASB는 IFRS 18을 제정하려는 주된 목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보다 투명하고,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보고해 투자자에게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IASB는 영업이익을 별도로 정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이는 경영진이 자율적으로 영업이익을 산정해 영업성과를 보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같은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기업 간에도 영업이익의 산출 방식이 달라 영업성과의 기업 간 비교는 물론 국제적 비교도 쉽지 않은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IASB는 “향후 영업성과를 보고하는 방식이 명확히 통일되면 영업성과 정보의 기술적인 비교가능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 회계기준의 가장 큰 특징은 손익계산서에 표시할 영업이익에 대한 개념이 대폭 달라진다는 점이다. IFRS 18에서는 영업이익을 투자·재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잔여 이익으로 정의했다. 개별적·독립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투자 범주, 기업의 자금조달과 관련한 자산·부채로부터 손익이 발생하는 재무범주와는 달리 영업 범주는 명확한 정의를 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범주에는 관계기업·공동기업 투자에 대한 지분법 손익, 금융 자산 평가 손익, 배당 이익, 관계기업·공동기업 투자에 대한 처분 손익 등이 있으며 재무범주에는 재무활동에서 발생한 이자 손익, 퇴직급여 및 충당부채의 할인액 상각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IFRS에서 상장사들이 영업이익으로 분류하는 지분법 손익, 금융자산투자 손익 등이 영업이익에서 제외되면서 특히 국내 지주회사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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