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보험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특별약관)이 많다. 주행거리 구간별로 보험료를 돌려주는 ‘마일리지 특약’, 운전습관에 점수를 매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안전운전 특약’, 차선이탈경고장치(LDWS)나 전방충돌방지장치(FCW)를 장착하면 보험료를 줄여주는 ‘첨단안전장치 특약’도 있다. 최근에는 ‘걷기 할인’ 특약까지도 선보이고 있는데 걸음측정장치와 연동해 운전자가 일정 기간, 일정 걸음 이상을 걸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이렇듯 자동차보험료 할인 방법이 늘어나게 된 것은 기술 발전 때문이다. 스마트기기와 인터넷의 융합을 통해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운전자의 주행습관까지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여기에 이제는 자동차 자체가 점차 스마트기기가 되는 텔레매틱스(교통과 정보통신의 융합) 시대로 발전해가고 있다. 별도의 스마트기기를 장착할 필요없이 자동차 자체만으로 위치 추적, 길 안내, 원격 차량 진단, 긴급구조 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자동차보험은 다양한 할인특약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반면 이륜차(오토바이) 보험은 그만한 기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륜차는 사고가 나면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어 보험 대비가 절실하다. 하지만 사고 위험이 큰 만큼 보험료가 더 비싸 보험 가입이 어려운 아이러니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자동차처럼 이륜차 보험은 할인 특약을 만들기 어려운 걸까. 이 역시 관련 연구가 늘고 기술이 뒷받침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관련 보고서(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이륜차의 과적과 초과 탑승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타이어 압력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를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이륜차의 급제동·급가속·과속 등 주행습관 모니터링은 물론 도난 방지, 긴급 지원, 유지보수 알림 등에 텔레매틱스가 사용되고 있으며, 많은 보험회사는 텔레매틱스가 장착된 이륜차에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이륜차 보험료를 낮춰갈 필요가 있다.

이륜차보험과 마찬가지로 화재보험도 비슷한 실정이다.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전통시장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예상되지만 그 이유로 보험료가 비싸게 책정돼 보험가입률이 저조하다. 이 역시 다양한 방재 기술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위험률을 낮추고 보험료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보험에 기술을 접목한 인슈어테크는 보험사에게는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더 촘촘히 할 수 있도록 기능하는 것은 분명하다.

박소원 재정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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