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서비스 판매 회복, 건설투자도 견인

수출 주도하고 내수가 밀면 올 성장률 개선

올해 1분기 민간소비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이면서 깜짝 성장에 기여했다.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투자도 성장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성장률도 당초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이 장기간 이어지는 데다 국제정세도 불안해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GDP는 전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0.3%)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성장세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3.4%로 높게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 성장세도 비교적 양호했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였다. 1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0.9% 증가했고, 수입은 0.7% 줄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성장률에 기여한 정도는 0.6%p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하면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 1일 오후 부산항 모습. 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소비도 최근 1년 반 만에 가장 좋은 흐름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2022년 3분기(1.6%)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도 1.1% 증가했다.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0.4%p로 지난해 4분기(0.1%p)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건설투자도 2.7% 증가해 성장률 상승에 0.4%p 기여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수출이 여전히 좋은데다 내수도 우려보다 개선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주도하고 소비가 동반 견인한 1분기 성장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성장률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실질GDP 성장률을 2.1%로 예상했었지만, 다음달 예정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수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 국장은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은 확실히 예상보다 올라가고 있다”며 “내수가 어떨지는 좀 더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는데 소비가 개선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내외 변수가 워낙 많아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높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9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은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타격이 크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도 급반등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적으로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민간소비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내 대출금리가 소폭 하락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서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수입물가 상승에다 과일 등 국내 농산물 공급난에 따른 높은 소비자물가 추이도 소비에 부정적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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