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회견 앞두고 “걱정된다” … “고구마 먹고 물 안 마신 느낌”

여론 ‘매우 잘못’ 비중 높아 … “평범한 대응으론 반전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8일 여권에서도 우려가 잇따랐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낼 때마다 여권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정국 반전을 원한다면 “국민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질문에 답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민정수석에 임명한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소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에 나선다. 1년 9개월만의 회견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이번 기자회견이 민생경제와 미래전략 실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이자, ‘소통정부’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여권에서는 걱정이 더 많아 보인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7일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기자회견이) 걱정이 된다”고 전제한 뒤 “(그동안) 국민에게 대통령실이 바뀔 것 같다는 기대치를 잔뜩 높여놓은 상황에서 다시 강경 모드로 가니까 실망이 더 커지는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인은 “굉장히 오랜만에 이뤄지는 기자회견인 만큼 메시지 수위도 높아져야 할 텐데 여러 정치적 상황 속에서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주문도 잇따랐다.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디올백이든, 주가조작이든, 채 상병 외압이든 본인과 부인이 관련된 문제는 그게 특검이든 뭐든 진짜 반성하고 법대로 하겠다, 야당이 주장하는 거 진짜 무리한 기술적인 거 몇 가지 빼면 내가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이렇게 좀 털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4월 의대 정원 문제나 2월 디올백 갖고 이야기했을 때 국민께서 고구마 몇 개 먹고 물 안 마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기자회견은 그런 걸 좀 깨부수는 파격을 보이고 철저한 자기반성과 사과 또 앞으로 3년 동안 새로운 국정에 대해서 밝히면 국민들 마음이 돌아올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를 90% 하고, 정말 본인이 이건 꼭 오해인 것 같아서 설명하고 싶다 하는 게 있으면 10% 정도 하면 모르겠는데, 지금 이렇게 들어가게 되면 제가 보기에는 또 2 대 8, 3 대 7 될 것 같다”며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만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유 전 의원의 ‘파격’ 요구는 윤 대통령에 대한 민심 평가에서도 똑같이 제기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4월 29일~5월 1일, 전화면접,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7%(매우 잘한다 6%, 잘하는 편이다 21%)였다. 부정평가는 ‘잘못하는 편이다’ 24%, ‘매우 잘못한다’ 40%였다.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은 것. 강한 비판이 많다는 건 윤 대통령의 대응 메시지도 통상적 수준을 넘어선 ‘파격’에 가까워야 한다는 주문으로 연결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윤 대통령을 향한) 강한 비판이 많은 상황에서 평범한 대응으로는 반전을 가져오기 어렵다. 대중과 미디어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우 과감한 조치를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