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남자보다 가사노동 안해 … '가사분담 공평' 공감하지만 행동 따로

한국 남자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자들보다도 집안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남성들 중 가사노동 시간이 제일 짧았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은 7일 '2015 일·가정 양립 지표'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한국 남자들의 가사 노동시간은 45분이었다. 이는 OECD회원국 26개국 중 가장 짧은 수치다. OECD 26개국 남성의 가사노동시간 평균은 139분이다. 남성이 집안일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노르웨이로, 남녀 간 가사노동시간 차이는 31분에 불과했다.

한국은 OECD회원국이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2배 이상 집안일을 적게 하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92분으로 한국 남성(45분)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성별 가사노동 시간 차이 역시 한국이 더 크게 벌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성별 가사노동시간 차이는 165분으로 한국 182분보다 적었다.

성별 가사 노동 시간은 결혼 유무에 따라 큰 폭으로 차이가 났다. 지난해 미혼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28분으로 결혼한 남성(50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은 달랐다. 지난해 미혼 여성의 가사 노동시간은 63분이지만, 결혼한 여성의 가사 노동시간은 259분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맞벌이와 비맞벌이 가구 여성 간의 가사 분담 정도도 달랐다. 지난해 비맞벌이 가구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47분으로 맞벌이 가구 남성(40분)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비맞벌이 가구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376분으로 맞벌이 가구 여성(194분)보다 약 2배 많았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남성의 인식은 47.5%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은 2002년 30.7%, 2006년 32.4%, 2010년 36.8%, 2012년 45.3%였다. '가사 분담 공평'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아직까지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하고 있었다.

맞벌이 비중은 40~50대가 많았다. 특히 50대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50~59세 맞벌이 가구 비율은 51.3%였다. 2011년 50대 맞벌이 가구 비율은 49.7%, 2012년 49.8%, 2013년 49.9%로 꾸준히 증가세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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