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국무장관 전격 경질

"북미회담 앞둔 새판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했다.

자신과 궁합이 맞는 최측근 인사로 외교수장 전격 교체를 단행해 다가올 북미정상회담을 '빅딜'로 돌파하려는 새판짜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외교라인 수뇌부의 극적인 재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이벤트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어난 것"이라며 "이 두가지는 확실히 서로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북 대화파인 틸러슨 전 장관과 원조 매파로 꼽혀온 폼페이오 국장의 성향을 비교하면서 "이번 재편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난 2년간 반관반민 트랙으로 북한과 비공식 대화를 이어온 수전 디마지오 뉴 아메리카재단 국장 겸 선임연구원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강경한 폼페이오가 틸러슨에 비해 자신을 더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민간연구소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폭스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외교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궁합이라는 한가지 기준이 다른 모든 걸 압도한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이번 교체에 워싱턴 주변의 외교 전문가들은 깜짝 놀라겠지만, 틸러슨 전 장관은 대통령과 궁합이 맞지 않아 아웃된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CIA국장으로서는 강경 매파의 입장을 주로 표명해왔지만 위치에 따라 즉각 적응하는 탁월한 어댑터(adaptor)로 꼽히고 있어 외교사령탑에 오르면 강경발언을 완화하게 될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5월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성사과정부터 개입했던 폼페이오가 사전 대화와 조율을 주도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 분명한 만큼, 과감한 빅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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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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