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은 장애를 딛고 투혼의 질주를 펼쳐 온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과 선수들이 전해준 열정에 국민의 갈채와 사랑이 쏟아지기도 했다.

금메달은 폐회식 전날인 17일에야 나왔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신의현은 이날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의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이다. 앞서 11일 심의현 선수는 크로스컨트리 15㎞ 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다른 동메달 1개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나왔다. 대표팀은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에서 3피리어드 11분 42초에 터진 장동신의 결승골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1-0으로 물리쳤다.

메달권에 들지는 못한 다른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휠체어 컬링 대표팀은 17일 열린 3∼4위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패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표팀은 대회기간 내내 동계올림픽에서 전 국민을 열광 속으로 몰아넣었던 컬링 열풍을 이어갔다. 서순석, 방민자, 정승원, 차재관, 이동하 등 성이 다른 다섯 명의 태극 전사로 구성된 '오벤저스'는 교통사고, 추락사고, 산업재해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됐지만 컬링을 통해 희망을 찾아가는 삶, 그 자체만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줬다.

비록 메달 획득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올해 환갑인 정승원 선수 등 평균 연령 50.8세 대표팀의 위대한 여정은 온 국민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시각장애 선수와 '눈' 역할을 하는 가이드러너의 '아름다운 동행'도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14일 정선알파인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 시각장애 경기에 양재림 선수가 출전했다. 그녀 앞에는 언제나처럼 가이드러너 고운소리씨가 있었다. 이날 양재림 선수의 경기 결과는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두 선수의 호흡은 관객들에게 충분히 감동을 전했다.

패럴림픽 6개 종목 가운데 시각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은 알파인스키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스키 등 3개 종목이다. 시각장애인 선수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함께 달리며 길을 안내해 줄 가이드가 필요하다. 가이드러너는 장애인 선수보다 먼저 슬로프를 내려가면서 무선 통신기기를 이용해 코스 상태, 게이트 위치, 적절한 주행 속도 등을 수시로 알려준다. 우리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3명의 시각장애 선수와 3명의 가이드러너를 참가시켰다. 양재림-고운소리(알파인), 황민규-유재형(알파인), 최보규-김현우(노르딕)가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한국 장애인 스노보드의 대들보 박항승은 16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뱅크드슬라롬 남자 상지장애(SB-UL) 부문 경기에서 22명의 선수 중 12위에 랭크됐다. 서보라미 선수는 11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12㎞ 종목에서 전체 19명의 선수 중 12위에 올랐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최광혁은 생사의 갈림길을 여러 차례 넘은 선수다. 1987년 북한 함경북도 화성군에서 태어난 최광혁은 기차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다 사고로 왼쪽 발목이 절단됐다.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은 최광혁은 꽃제비 생활을 하다 탈북해 한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입문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관련기사]
열흘간 겨울 축제, 대단원의 막 내려
장애 넘은 선수들 지구촌에 감동

송현경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