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면제 요청

사전접촉에도 적용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사이에 회담불발 또는 연기가능성이 공개 거론되면서 막판 기싸움을 펼치는 것과는 별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정상회담에 참석할 북측 관리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해 회담성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23일(현지시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대상 가운데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참가할 북한측 관리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북미정상회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예외적, 일시적으로 면제를 허용한 것이다. 따라서 안보리 기존 제재는 유지된다.

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는 지난 16일 자로 대북제재위에 구체적인 명단은 적시하지 않은 채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북한측 대표단 전체에 대해 제재 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명단을 적시하지 않은 것은 대표단에 누가 포함될지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싱가포르가 포괄적으로 제재 면제를 요청하고 이를 대북 제재위가 승인하면서 안보리 제재 명단에 오른 북측 관리라 할지라도 이번 싱가포르 정상회담 참석이 가능해졌다.

싱가포르는 서한에서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안정 구축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진전시킬 기회"라고 강조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며, 싱가포르가 제안한 북측 대표단 전체에 대한 제재 면제 요청에 대해 어떤 이사국도 시한인 이날 오후 3시까지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위의 이번 제재 면제는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북미 사전접촉에 참가하는 북측 대표단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사전접촉에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이 참석한다고 보도했지만, 북측에서는 누가 나올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기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80명에 가까운 북측 인사들이 제재 대상에 올라와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북미정상회담 참석 가능성이 있는 핵심 인물들은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어서 북측 대표단에 실제 제재 대상이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대북제재위는 지난 2월에도 제재 대상인 북한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재 면제'를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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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연합뉴스 종합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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