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CVID 결단 기대" … 싱가포르 회담 직후 서울행

내주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후협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관계정상화와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키맨으로 불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할 의지가 있으며, 준비돼 있다고 나에게 개인적으로 말했다"고 말했다. 또 "그(김 위원장)는 현재의 (핵 추구) 모델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면담한 바 있다. 그는 특히 '북미 간에 비핵화를 둘러싼 인식차가 축소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yes)"라고 답한 뒤 "양국이 조금씩 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밝은 길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해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북미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CVID를 공동합의문에 명기하는 문제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탓인지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에 희망적이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유일한 결과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배가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보여줄 다음 수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날 곧바로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3~14일 서울에 머무르면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북정책의 공조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수행한 뒤 13일과 14일 서울을 방문해 한국과 일본의 고위 관리들과 만나 한미·미일 동맹관계와 공동의 관심사안과 북한에 대한 공동의 접근방식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중국 베이징도 방문할 예정이다. 나워트 대변인은 "(미중이) 지역과 세계적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일본, 중국의 카운터파트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모든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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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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